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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비중 최저…60% 붕괴 ‘눈 앞’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오는 10월 결혼하는 예비신랑 K씨(34)는 최근 용산구에 신혼집을 미리 마련했다. 전용면적 59㎡ 아파트를 보증금 4억원에 월세 50만원에 임차하는 ‘반전세’ 계약을 한 것.

집 주인이 전세 사는 현 세입자가 나가려 하자, 작년 가을철보다 5000만원 오른 시세로 전세 5억2000만원을 받는 대신 보증금의 일부를 월세로 받기로 한 집이었다. K씨로서도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자격인 ‘수도권 지역 전세보증금 4억원 이하’에도 부합하고, 마음에 드는 순전세 아파트는 찾기 어려울 것 같아 집을 보자마자 계약을 결정했다.

본격적인 봄 이사철로 접어든 이 달 전세가격이 거침없이 오르면서 서울시 전세 아파트의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 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5851건. 이 가운데 전세가 3561건으로, 전세 비중은 60.8%다. 전세 비중은 지난해 3월 68.8%에서 매달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9월 처음으로 65% 밑으로 떨어졌으며, 지난달 62.1%에서 1.3%포인트 더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전세의 비중 추이(서울부동산정보광장)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준전세의 비중 추이(서울부동산정보광장)

반면 보증금이 월세의 240배를 초과하는 ‘준전세’ 비중은 이 달 18.1%로, 지난해 3월 12.4%에서 5.7%포인트 증가했다. 보증금이 월세의 12~240배 미만인 ‘준월세’ 비중도 지난해 3월 17.7%에서 이 달 20%로 2.3%포인트 늘었다.

자치구별로 보면 전세 비중은 상업업무지구인 종로구가 41.8%로 가장 낮았다. 은평구가 72.5%로 가장 높았다.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를 포함한 강남 3구의 전세 비중은 55.7%로 서울 평균 보다 4.4%포인트 낮았다.

강남구의 전세 비중은 52%로 서울에서 두번째로 낮았다. 강남구의 준전세 비중은 지난해 3월 16%에서 이달 24.1%로 8.1%포인트 늘어, 증가 속도가 서울 평균보다 가파르다.

이처럼 강남구의 전세 비중이 낮아지는 것은 재건축 진행으로 아파트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적은 데다 월세를 감당할 여력이 되는 회계사, 변호사 등 고소득 직종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포와 반포의 저층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소형 면적으로 이뤄져 월세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개포동 K부동산 관계자는 “재건축 아파트를 투자 목적으로 매입한 집주인들은 대출금리보다 월세 전환율이 높기 때문에 대출이자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은평구의 전세 거래 비중은 줄곧 70%대를 유지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은평구 전세비중이 높은 것에 대해 “100만평 규모의 은평뉴타운 조성으로 신규 아파트가 많고, 그 중에서도 전세 비중이 높은 중대형 아파트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의 다세대ㆍ연립의 전월세 거래량은 이달 들어 4176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전세가 2349건으로, 56.2%를 차지했다. 다세대ㆍ연립의 전세 비중은 지난해 60%대에서 올해 1월 58.1%로 하락한 뒤 3개월째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단독ㆍ다가구 전월세 거래량은 6349건이며, 이 가운데 전세가 2559건으로 전세비중은 40.3%였다. 이는 지난해 3월 (47.9%)에 견줘 7.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이런 추세라면 30%대로 추락이 예상된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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