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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건설한류 50年③]‘신의 한수’로 중국 제압…북부 510만에 ‘희망의 빛’
[하노이ㆍ몽정(베트남)=홍성원 기자]한적한 시골마을의 촌가를 넘자 우뚝솟은 굴뚝이 눈에 들어왔다. 노천광산에서 석탄을 끌어다 대는 컨베이어 벨트가 7㎞ 길이로 이어져 있다. 하노이에서 동북쪽으로 250㎞를 5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꽝닌성 깜빠시 몽정(Mong Duong)에 있는 몽정1 석탄화력발전소다. 현대건설이 2011년 9월, 14억7000만달러(한화 약 1조7000억원)에 계약한 곳이다.

공사 전 만해도 불모지에 불과했던 이 곳엔 베트남 북부 주민 510만여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65억㎾h의 전기를 생산하는 핵심 시설이 들어섰다. 540㎿짜리 스팀터빈 2기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올 1월 준공식을 열었다. 한창 공사가 진행될 땐 하루 5000명이 작업했지만, 현재는 중앙통제실(CCR)내 인원 등을 제외하곤 터빈 돌아가는 소리와 보일러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차 있었다.
현대건설이 설계ㆍ구매ㆍ시공(EPC)방식으로 진행한 베트남 북부 몽정1 석탄화력발전소 전경.

이 발전소의 가장 큰 특징은 베트남에서 순환유동층보일러(CFBC)를 처음 도입했다는 점이다. 베트남 북부엔 무연탄이 많지만 열량이 낮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없기에 이런 약점을 보완하려고 적용한 ‘한 수’였다. 현대건설이 앞서 세계 최대 화력발전소인 삼척 화력발전소에 도입한 기술이다. CFBC는 저질 연탄을 5~20㎜ 수준으로 잘게 부숴 쓰고, 덜 탄 석탄을 다시 태우는 완전연소 방식을 채택했다. 세계에서 이 보일러를 만드는 국가는 미국ㆍ스웨덴ㆍ독일 등 3개인데, 현대건설은 미국 제품을 들여놨다. 발전소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터빈은 두산중공업 제품이다. 국내 기자재 업체와 동반 진출해 국산화율(35%)을 높인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몽정1 석탄화력발전소 위치도.

현대건설은 이 CFBC를 활용한 화력발전소를 설계ㆍ구매ㆍ시공(EPC) 방식으로 진행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뒀다. 아울러 발주처인 베트남 전력청이 현대건설에 큰 신뢰를 갖고 있다는 점에도 고무돼 있었다. 2009년 입찰 당시 일본ㆍ중국 업체와 경쟁을 했는데, 저가 전략을 쓴 중국에 밀리는 듯했다. 그러나 전력청이 “팔라이 발전소를 건설한 업체는 어디 갔냐”며 현대건설의 참여를 독려했다고 한다. 현대건설은 앞서 1998년 하노이 인근 팔라이에 ‘팔라이 화력발전소(600㎿급)’ 공사를 수주, 완벽하게 공사를 마무리한 영향이었다.

이윤석 현장소장은 “발전소는 25년을 운영하는데 터빈ㆍ보일러 효율을 따져봤을 때 우리가 중국보다 장기적으로 100만 달러 싼 수준이라는 점에서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몽정1 석탄화력발전소 직원들이 중앙통제실(CCR)에서 발전소의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몽정1 화력발전소 이후를 더 기대한다. 베트남에서 추가로 발주될 석탄화력발전소 공사 수주 경쟁에서 다른 나라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경력을 쌓아서다.

회사 측은 “향후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 등 저열량 무연탄을 보유한 동남아 국가에서도 순환유동층 석탄화력발전소 공사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들 지역에서도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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