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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상사·맞춤아기…2035년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 ‘20대 미래기술’ 바탕
피부접촉만으로 의사소통 등
20년을 내다본 생생한 시나리오
유전자가 보강된 슈퍼인간 출현
포스트휴먼사회 진화과정 그려



#2035년 어느 봄날 저녁, 직장에서 녹초가 돼 돌아온 당신은 주방으로 가 무얼 먹으면 좋을지 컴퓨터에게 묻는다. 주방 벽에 내장된 컴퓨터는 지난 몇 주 동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당신이 좋아하는 식품의 재고를 알아본 뒤, 서너 종류의 요리를 제안한다. 가령 삼계탕을 주문하면 요리 소프트웨어가 재료를 골라 음식을 만든다. 그동안 당신은 거실에서 벽 스크린을 통해 비디오 메시지를 확인한다. 이내 부엌에서 음식이 다 됐다는 신호가 온다.


과학자, 공학자들이 말하는 20년 후 모습이다. 이들에 따르면 미래는 다른 생태계처럼 보인다. 의식주에서부터 인간의 평균수명, 일거리, 기후까지 전혀 다른 세상이다.

로봇 상사, 맞춤아기, 홀로폰, 무인항공기, 1가구1로봇, 돌돌 말리는 텔레비전, 생각으로 기계를 움직이고 의사를 전달하며 초지능 기계와 인간이 뒤섞이는 트랜스휴먼사회가 바로 20년 후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이다.

국내 최고의 공학기술 전문가와 산업계 리더 1000여명으로 구성된 한국공학한림원이 2035년, 즉 20년 후 한국경제를 이끌어갈 성장동력이 될 미래기술 20개를 선정했다.

‘2035 미래기술 미래사회’는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경계를 넘어 융합지식을 선보여온 과학칼럼니스트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 장이 각 분야 전문가들과 협업, 이 20대 미래기술을 바탕으로 2035년 미래사회 시나리오를 생생히 그려냈다. 미래기술은 지금 어디에 와 있고 우리를 어떤 세계로 데려갈 것인지 일상의 구조부터 산업체계, 경제방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 ‘2020~2030 세계기술전망’에서는 서로 다른 기술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창조성을 극대화시키는 2020년 융합기술과 기존의 기술을 일거에 몰아내고 시장을 지배하는 혁신기술인 2025년 현상파괴적 기술, 세계시장의 판도를 바꿀 2030년 게임체인저 기술을 단계별로 살폈다.

2부는 돈과 직업의 미래, 사이보그 시민과 포스트휴먼 등 현재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는 새로운 변화들을 살펴보며 미래사회의 구조를 구체적으로 펼쳐보인다. 3부에는 2035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우리나라가 집중해서 개발해야 할 20대 핵심기술을 소개했다.

가령 네트워크 기술 분야에서는 인체의 피부가 화두다. 피부가 네트워크 기능을 하는 것. 보디넷을 갖춘 사람들은 피부를 마치 전선처럼 사용해 피부접촉만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된다. 악수를 하면 한 사람의 몸에서 보디넷을 통해 다른 사람의 손으로 정보가 건네진다. 직장과 전화번호, 취미, 출신 학교 등에 관한 정보를 즉시 교환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전신전화는 2005년 세계 인체네트워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레드팩턴이라는 장치를 선보였다. 이 장치는 손과 발, 얼굴 등 인체의 모든 피부를 정보 전송 통로로 사용한다.


그런가하면 2030년에는 뛰어난 머리, 준수한 외모, 예술적 재능 등 누구나 바라는 형질의 유전자로 설계된 맞춤아기의 생산이가능해진다. 설계대로 만들어진 주문형 아기가 출현하면 유전자가 보강된 슈퍼인간과 그렇지 못한 자연인간으로 사회계층이 양극화된다. 슈퍼인간은 자연인간과의 생존경쟁에서 승리해 그 자손을 퍼뜨려 결국 현생인류와 유전적으로 다른 새로운 종, 곧 포스트휴먼으로 진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은 보다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올레드 기술을 휴대용 컴퓨터에 활용하면 작게 접어서 지갑에 넣을 수 있고 올레드 휴대전화는 돌돌 말아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게 된다. 올레드 디스플레이 기술을 이용하면 종이처럼 얇은 벽 스크린을 실제 벽지와 비슷한 가격에 생산할 수도 있다. 결국 주택의 모든 벽은 종이 벽지 대신 벽 스크린으로 도배된다.

암치료도 획기적인 전환점을 갖는다. 빛을 내는 나노미터 크기의 발광표지를 만들고 이 표지 표면에 암세포만 달라붙는 찍찍이 같은 분자를 붙여 암이 발생한 위치를 알아내는 나노기술을 활용한 진단치료학이 2030년대 핵심기술이 될 전망이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이 화제가 되고 있는 지금, 인공지능도 비약적으로 진화한다. 미국의 로봇공학 전문가인 한스 모라베에 따르면, 2010년 1세대 로봇은 도마뱀 정도의 지능이었다면, 2020년 로봇은 30배 성장해 생쥐 정도로 영리해진다. 2030년 3세대 로봇은 원숭이 지능, 2040년에는 인간의 지능과 같아진다. 사람처럼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로봇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이 책은 국내외의 철저한 미래자료 분석을 바탕으로 글로벌메가트렌드부터 대한민국 미래 기술전망까지 한 권에 담아내 현실감있는 한국형 맞춤형 미래전략 리포트라 할 만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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