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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집안의 천사들’은 돌을 집어들어야만 했나?
“인간이란 가족의 절반인 여성이 이 세상에서 자유를 얻을 수 없다면 진정한 평화는 존재할 수 없다”

20세기 초 영국에서 여성참정권 운동을 이끈 에멀린 팽크허스트의 자서전 ‘싸우는 여자가 이긴다’가 국내 첫 번역됐다. 팽크허스트는 수십년간 제자리걸음이었던 여성참정권 문제를 중요한 사회적 의제로 만들어내 1918년 여성참정권을 얻어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차별받는 사람들이 평등한 권리를 보장받고자 한다면 선한 권력자의 호의에 기대서는 안되고 직접 나서 싸워야 한다는 그의 전투론은 이후 페미니즘 운동의 기둥으로 자리잡는다.

팽크허스트는 1903년 여성사회정치연맹을 설립, 어느 정당에도 의지하지 않는 독자적인 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여성참정권 획득이라는 단 한가지 목적 아래 여성 노동자로부터 영국 왕족, 인도의 공주에 이르기까지 계급과 인종을 망라해 여성들을 결집 시켰다. 가두시위와 날 선 연설, 유리창 깨기, 방화, 단식투쟁 등이 이들의 행동방식이었고, 이를 막으려는 구타와 체포, 투옥, 고문이 이어졌지만 이들의 의지를 꺽지 못했다. 팽크허스트는 “역사를 돌이켜볼 때 인간의 정치적 진보는 언제나 폭력과 재산 파괴 행위와 더불어서만 가능했기 때문”이라며,“이런 전술을 불가피하게 선택했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 여성혐오와 이를 남성들에게 되갚는 식의 여성들의 ‘미러링’이 화제가 되고 있는 요즘, 페미니즘의 대모격인 팽크허스트의 철학은 다른 울림을 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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