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업계 주목받는 인공지능산업] 알파고 승리가 두려운 이유 노동자 ‘먹고사니즘’ 위협
알파고의 승리로 돌아간 ‘인간 대 인공지능(AI)’의 세기적 바둑 대결에 대해 많은 이들은 “섬뜩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날 대국은 언젠가는 인간이 로봇에 지배당할지도 모른다는 디스토피아적 예지몽을 재차 불러일으켰다. 당장 AI는 인간의 일자리를 잠식하며 많은 노동자들의 ‘먹고사니즘’을 위협하고 있다.

올해 연초부터 전문가들은 AI의 일자리 침식을 경고한 바 있다. 지난 1월 다보스포럼(WEF)에서는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달로 향후 5년간 15개국에서 약 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인터넷이나 클라우드, 인공지능과 같은 최신 기술이 제조업을 변화시켜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을 일으킬 것이라는 예고였다.

AI는 인간의 일자리를 잠식하며 많은 노동자들의 ‘먹고사니즘’을 위협하고 있다. 많은 이들은 “섬뜩하다”는 반응을 내놓은 이유다. [사진=게티이미지]

그러나 위기는 제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미 금융시장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앞선 상태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1~2월 일반 펀드매니저들이 운용하는 펀드가 평균 3%의 손실을 내는 동안, 컴퓨터로 원자재 등의 가격 흐름을 읽고 투자하는 방식을 도입한 펀드는 5%의 수익을 거뒀다. 국내 금융회사들도 인공지능 자산관리 서비스를 뜻하는 ‘로보 어드바이저(Robo Advisor)’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서비스업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모바일 기술 발달은 택시 기사 한 명 고용하지 않은 우버를 세계 최대 택시 회사로 만들어놓았다. 여기에 AI 기술 발달로 자율주행차까지 상용화된다면 택시기사는 더 이상 발 붙일 곳이 없게 된다. 택배기사나 화물차 기사 등도 그렇다. 미국 일자리 중 차량 운전과 관련된 직업만 10%에 이른다고 하니 그 파장의 크기는 짐작하기 어렵다.

AI는 특히 AI를 개발할 능력도 없는 가난한 국가의 사람들에게 더 위협적이다.

미국의 시티그룹과 영국 옥스퍼드마틴스쿨의 칼 베네딕트 프레이 박사 등이 공동으로 낸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화에 따른 최고의 일자리 박탈 위험 국가는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로 전체 일자리의 85%가 위험군에 속한다. OECD 평균 57%에 비하면 훨씬 높다. 네팔, 캄보디아, 중국, 방글라데시, 과테말라 등도 최상위 위험군에 속한다. 이들 국가는 저렴한 인건비 덕에 농업과 제조업 분야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로봇이 이를 손쉽게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신기술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속도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프레이 박사는 1980년대에는 미국 노동력의 8.2%가 신기술의 부상과 관련 있는 새 일자리로 옮겨갔지만, 1990년대에는 4.4%로 줄었고, 2000년대에 0.5%에 불과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AI에 의한 일자리 위협이 현실화되자 모든 사람에게 기본소득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종래에는 일부 페미니스트나 진보주의자들의 주장처럼 받아들여졌지만, 이제는 주류 경제학자들까지도 이를 가능한 대안으로 연구하고 나섰다. 리처드 리비스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자본주의에서 노동시장이 더 이상 소득 불균형을 완화하는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기본소득을 진지하게 고려해 볼 때”라고 주장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