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인공지능의 대습격사건] 직관도 졌다…기계가 인간 능가하는 ‘특이점’ 온다
인간, 1997년이후 AI 이긴적 없어
李 “102번째 허 찌른 수 놀라워”
“질병극복-통제불가” 전망엇갈려
“AI 사고방식 인간 뇌와 다르다”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알파고를 개발한 프로그래머에게 깊은 존경을 표한다.”

이세돌 9단이 구글의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에게 패배한 직후 한 말이 의미심장하다. 많은 국내외 바둑 전문가, 과학자들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에서 이 9단의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알파고의 AI 성능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우수했다. 앞으로 네 차례 대국이 쉽지 않음을 예고한다.

‘특이점’이 다가왔다. 특이점은 기술이 발전을 거듭해 어느 순간 그 속도가 폭발적으로 가속돼 인간의 지능을 훌쩍 뛰어넘는 순간이다. 이 9단은 알파고가 대국 초반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과 102번째 수 같은 허를 찌르는 승부수를 던진데 대해 “놀라웠다”고 했다. 김성룡 9단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알파고가 점점 사람처럼 두기 시작했다”고 해설했다.

“알파고를 개발한 프로그래머에게 깊은 존경을 표한다.” 이세돌 9단(오른쪽)이 알파고와의 대국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인간, 1997년 이후 AI 이긴 적 한번도 없어=지난해 10월 알파고는 중국에서 입단한 뒤 프랑스에서 활약 중인 판후이 2단과의 대결에서 5전 전승을 거뒀다. 당시 알파고는 1202개의 중앙처리장치(CPU)와 176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용했다. 구글은 이 9단과의 대결에서 얼마나 많은 자원을 활용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이 9단이 1초에 100가지 수를 찾아내면 알파고는 10만 개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알파고 개발자인 딥마인드 데이비드 실버 박사는 1국이 끝난 뒤 “모든 순간 알파고가 보유한 능력의 한계치까지 이용해야 했다”고 했다.

인류가 인간의 지능과 관련된 분야에서 무릎을 꿇은 건 이번 대국만이 아니다. 지난 1997년 무려 15년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킨 러시아의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도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 ‘딥 블루’와의 대결에서 완패했다. 이후 2011년에는 미국 방송의 인기 퀴즈쇼 ‘제퍼디’에서 24회 연승을 차지한 켄 제닝스가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에게 졌다. 2013년 일본에서는 일본식 장기 프로 기사 5명이 ‘장기전왕전’ 결승전에서 AI와 경기를 치렀지만 굴복했다. 인간은 지난 20여년 간 거듭 고배를 마셨다.

AI에 자리 내주는 인간=AI 기술은 이미 일상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AI는 빠르고 정확한 빅데이터 분석으로 산업 현장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인간이 놓칠 수 있는 물리적 한계를 완벽하게 보완하기 때문이다.

특히 생명공학 분야에서 AI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질병과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장밋빛 미래’가 전망되고 있다. 구글에서 인공지능 부문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미국의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2030년대가 되면 신체에 생물학적인 부분보다 그렇지 않은 부분이 더 많아져 지금보다 수십억 배 뛰어난 상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연약한 인체는 좀 더 내구성 있고 역량 있는 2.0 버전으로 바뀐다는 의미다.

전쟁은 나노봇을 활용한 무기로 치러져 인간이 더 정교하게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사상자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변하고, 완전 몰입형 가상현실이 등장해 다채로운 환경과 체험이 가능한 놀이 공간이 펼쳐진다. 뇌 자체를 온라인에 접속시키면 거추장스런 과정없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다운받을 수도 있다.

비관론도 있다. 미국 컴퓨터공학 과학자들은 지난달 14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회의에서 “AI의 발전으로 위기에 빠지지 않은 인간의 일자리는 없다. 성매매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시간이 사람처럼 지치거나 잠들지 않는 AI 편이라면, 2045년 이후에는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알파고의 직관, 인간과 다를지언정…=인간의 의식조차 해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계의 추월’은 기우라는 지적도 있다. 단편적으로 보면 현재 뇌과학 기술로 1㎝ 정도 길이의 쥐의 뇌를 재현하는 정도에 그친다. 1000억 개에 이르는 뇌신경 세포를 이해하려면 30만 년이 걸린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인간도 인간의 뇌를 모른다.

하지만 알파고가 ‘인류를 대표한 바둑기사’ 이 9단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두면서 AI의 사고방식이 인간의 것과 질적으로 같을 필요가 없다는 반박도거세다.

dsun@heraldcorp.com



[글로벌 인재들의 필수 역량, SKEC 영어글쓰기대회] [주니어 영어 신문의 가장 효율적인 학습 서비스]

[헤럴드경제] [SUPERICH] [REAL FOODS] [헤럴드증권방송] [HOOC]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