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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빌리티로 진화 선언한 車업계] 車만 팔아 생존하는 시대는 지났다글로벌 자동차기업 ‘모빌리티’ 올인
“미래 모빌리티는 사람들의 삶 모든 영역을 연결할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 ‘프리미엄 모빌리티’를 위한 새로운 기회가 있다고 본다”

IT기업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미래의 100년을 내다본 한 자동차 기업의 발표문 중 일부다. 7일(현지시간) 그룹 100주년을 맞은 BMW그룹은 독일 뮌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의 100년을 준비하는 미래 전략을 밝혔다. 하랄드 크루거 BMW그룹 회장은 “우리는 항상 베스트 솔루션에 대한 의문을 가져왔고, 이것이 우리의 DNA”라며 앞으로 100년을 내다본 베스트 솔루션으로서 ‘프리미엄 모빌리티’를 내세웠다.

글로벌 유력 자동차 기업들이 최근 들어 일제히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모빌리티(이동성)를 강조하고 있다. 모빌리티는 사람이 차에 타서 내리기까지의 이동 과정은 물론 차를 이용하는 라이프스타일 등 차로부터 비롯된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자동차 기업들이 모빌리티에 눈을 돌리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차를 더 많이 팔기 위해 경쟁하던 것에서 벗어나 운전자가 차를 타면서 겪게 되는 사용자경험(UX)으로 전선을 넓히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이는 애플이 아이폰을 선보이면서 단순 스마트폰만 판 것이 아니라 앱스토어 등 애프터마켓까지 창출하며 하나의 거대 생태계를 만든 것과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

BMW그룹은 프리미엄 모빌리티를 선언하면서 새로운 콘셉트카 ‘BMW 비전 넥스트 100’을 공개했다. 이 콘셉트카에 향후 100년을 준비하는 BMW그룹의 비전 일부가 담겼다. 얼라이브 지오메트리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운전자가 운전하거나 자동차 스스로 움직이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

부스트(Boost) 모드에선 최적의 주행선, 조향, 속도 등 차가 운전에 필요한 정보를 보여주며 운전자의 경험을 극대화한다. 이즈(Ease) 모드에서는 차 스스로 움직이면서 내부가 전폭적으로 바뀐다. 그 중 운전석과 동승석이 서로 마주보도록 변경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BMW는 ‘Iconic Impulses’라는 프로젝트에 따라 이 콘셉트카를 중국, 영국, 미국 등에 선보이는 월드투어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스위스에서 개막한 제네바모터쇼에서도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모빌리티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R&D센터에서 연구한 활동을 결집해 최초로 모빌리티 혁신연구에 착수한다고 선언했다. 이를 통해 ‘이동의 자유로움(Mobility Freedom)’을 최종목표로 프로젝트 아이오닉 프로젝트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폴크스바겐 그룹은 2025년까지 리딩 모빌리티 기업이 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디자인과 디지털을 하나로 묶는 전략을 공개했다. 마티아스 뮐러 그룹 회장은 “그룹 디자인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닛산도 ‘닛산 인텔리전스 모빌리티’라는 비전을 소개했다. 자율주행기술과 전기차를 활용한 연비 혁신과 함께 차와 세상을 연결하는 새로운 링크를 만드는 것이 주요 전략이었다.

포드는 모터쇼가 아닌 IT최대 전시회 MWC2016 현장에서 포드만의 커넥티비티 기술인 ‘싱크 3(SYNC 3)’와 이 기술이 구현된 SUV ‘뉴 쿠가’를 최초로 공개했다. 포드는 또 ‘포드 스마트 모빌리티’를 내세우며 위치정보, 카셰어링 등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플랫폼사업을 발표했다.

이처럼 주요 자동차 기업들이 모빌리티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적인 컨설팅 전문 기업 맥킨지가 올해 1월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과 공동 조사해 발표한 ‘2030년 전망 자동차 혁명 보고서’에 따르면 모빌리티를 기반으로 한 자동차 시장이 2030년이 되면 지금에서 30%(1500억달러)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 돈으로 무려 180조원 이상 규모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 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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