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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돌-알파고]이세돌 충격의 불계패…2~5국도 불투명해졌다
-이세돌, 고개 절래절래... 후반갈수록 표정 심각
-해설자 “생각보다 정말 강하다…끝내기도 강해”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정말 강하네요. 아마 이 대국을 중국 등 기사들도 보고 있을텐데, 정말 놀라겠네요.”

세기의 바둑대결 이세돌-알파고의 대국을 해설 중인 박정상 9단의 말이다.

인공지능 알파고가 인간대표 이세돌을 꺾었다. 거꾸로 말하면 현역 전세계 최강 바둑고수가 인공지능에게 패했다. 이세돌 9단은 자신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그러나 힘없이 돌을 거뒀다.

1국이라 4판이 남아있지만 그 놀람은 작지 않다. 2국~5국에서 역전의 비법을 찾지 못하면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패하는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그만큼 대국 내용에서 알파고는 완벽했다. 때론 실수도 나왔지만, 그 실수를 균형으로 맞추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 이미지.

이세돌 9단은 첫판에서 약간 느긋한 표정이었지만 갈수록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고, 인공지능의 감정없는 두터운 수에 당황하는 듯 보였다. 알파고는 세력이 불리할때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세돌의 패배에 바둑 관계자들은 충격에 빠졌다. 박정상 9단은 “인공지능의 바둑 힘이 대단했다”며 “중반이후 실수가 있었지만, 완벽한 끝내기까지 엄청났다. 최정상 프로기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처음은 탐색전이었다. 초반 알파고는 장고했고, 이세돌은 창의적인 수를 던져 알파고를 곤혹스럽게 했다. 하지만 알파고는 특유의 균형감각을 발휘해 상황을 팽팽하게 유지했고, 세력이 불리하자 흑집에 뛰어드는 모험도 강행했다.

추격이 필요할때, 예상외로 강한 승부사 기질을 보여준 것이다.

당초 알파고는 수비 지향적으로, 공격적인 수는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었다. 이세돌이 창이라면, 알파고는 방패 전략으로 임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하지만 알파고도 불리할 때는 승부수를 띄울 줄 알았다. 해설자는 “알파고가 생각보다 강하다”며 “판후이 2단과의 기보때보다 6개월이 지난 지금 훨씬 진화한 것 같다”고 했다.

중반까지의 하이라이트는 알파고가 판세가 불리하자 흑 세력이 강한 중앙 우측에 뛰어든 것. 이 수가 나오자 이세돌9단은 멈칫하는 모습을 보였다. 허를 찔린 듯한 표정도 내비쳤다. 큰 손실을 입지 않고 타협했지만, 알파고가 필요할때는 강한 공격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지구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전쟁인 인간 대 인공지능(AI) 대결이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시작된 가운데, 이세돌-알파고 대국은 이렇듯 첫판은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해설자는 “이 9단이 초반 강한 수를 뒀고, 알파고가 물러날 줄 알았는데 계속 버티자 이 9단도 알파고의 실력을 인정한 것 같다”며 “실력이 강해 정말 놀랐다”고 했다.

이세돌 9단은 돌을 거둔뒤 잠시 복기를 했다.

이 세기의 이벤트는 텔레비전이나 유투브 동영상에도 실시간 중계되면서 착점 하나 하나에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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