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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도 우려하는 韓 외교?… “미·중 사이서 균형 잡아야”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회의 강연에 한국의 외교 상황이 주요 현안으로 제시됐다. 강연 요지를 한단어로 요약하면 ‘균형’이다. 중국 전승절 참여와 사드(THAAD) 배치 문제로 이어지는 일련의 ‘냉온탕 외교’에 대해 재계도 우려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회의 강연에는 신기욱 시묵스탠퍼드대 아시아대평양연구소 소장이 강연자로 섰다. 주제는 ‘미중 관계에서의 한국의 역할’이다. 삼성엔지니어링 박중흠 사장은 강연 내용과 관련,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는 얘기였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수요사장단 회의 강연 주제는 다양하다. 지난달 차량 자율주행이 이슈로 부각되자 삼성그룹 측은 전기차 전문가 선우명호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를 초빙했고, 도래스와미 주한 인도대사가 초청돼 변화중인 인도 상황을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지난해 48회 실시된 사장단회의 주제 가운데 과학, 미래 산업이 주제가 된 횟수는 12회다. 중동 문제와 남북 문제 등 정치·외교 현안은 모두 11번 강연 내용에 포함됐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진행된 것이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신 교수는 지난 2005년부터 스탠포드대학에서 아시아태평양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신 교수는 한국 외교에 대해 ‘돌고래론’ 주창자다. 고래 싸움에 터지는 새우등 신세가 되지 않기 위해선 한국 스스로 돌고래가 돼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1년여를 돌아보면 한국 외교에 대해 전문가들은 ‘친중(親中)’ 국면에서 ‘친미(親美)’ 국면으로 급격히 오가는 양상을 보였다고 진단한다. 특히 지난해 9월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참석한 것은 ‘친중 외교’ 노선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미국은 불편해 했다. 그러나 올해 1월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에 이은 로켓발사 실험을하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한국에 설치하겠다고 나서면서 중국과의 외교 관계는 악화 일로 상태다.

중국과의 외교관계 악화가 실제로 중국의 무역 보복 조치로 이어질지가 재계 인사들의 주요 관심거리로 등장하면서 이날 사장단 회의에 동북아 정세 전문가인 신 교수가 강연자로 선택된 것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00년 중국은 한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던 마늘 관세율(30%->315%)을 높이자 한국산 휴대전화 수입을 중단하는 무역 보복조치를 실시한 바 있다. 중국은 지난 2010년 9월에는 일본이 중국 선원을 구금시키자 일본으로 수출되던 ‘희토류 수출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일본은 중국 선원을 풀어주며 백기 투항 하기도 했다.

문제는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한국 경제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수단은 너무나 많다는 점이다. 예컨데 중국 당국은 한중을 오가는 ‘보따리상’들의 세관 검역절차를 규정대로 하는 것만으로도 한국 기업들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느슨하게 관리했던 세관 검역을, 꼼꼼하게 하는 그다지 티가 나지 않는 방식의 무역 보복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월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 정부간 마찰이 표면화되면서 대표적 중국 수혜주인 화장품주들의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중국 관광객 수 감소 우려는 여행관련주들의 주가를 끌어내리기도 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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