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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 어디까지 왔나] 변호사·의사 자리도 넘보는 AI
지형도 바뀌는 고소득 전문직

방대한 사건기록 분석·판례수집 대체
오진·부작용 줄여 의사보다 더 신뢰
증권가 애널리스트 재무상담도 ‘척척’



그동안 로봇의 역할은 인간의 단순 노동을 대체하는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로봇은 이제 변호사, 회계사, 금융 애널리스트, 의사 등 전문직 영역까지 넘보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특히 방대한 양의 문서들이 오가는 법률 서비스 영역에서 인공지능의 역할은 더욱 기대되고 있다. 변호사의 경우 재판에 들어가기 전 수백, 수천장의 문서를 일일이 읽고, 새로운 사실관계를 찾아내 그에 맞게 서류를 다시 작성한다. 대량의 정보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데 강점이 있는 인공지능이 이를 대신하게 되면 시간과 비용 면에서 보다 효율적일 뿐 아니라 정확성 면에서도 사람을 능가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미국의 신생 벤처기업 ‘주디카타(Judicata)’는 법리와 판례 등이 담긴 문서를 구조화된 정보로 바꿔주는 기술을 개발해 변호사들의 업무를 일부 대체하고 있다. ‘부당 해고를 당한 히스패닉계 동성애자 남성’에 관한 기존 판례를 모두 찾아줘 변호사가 도서관을 직접 가거나 검색하는 데 드는 막대한 시간을 절약해주는 식이다.

당분간은 인공지능이 이처럼 인간의 업무를 일부 대체하거나 보조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인간과 로봇의 관계가 역전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금융계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실제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70%가 사람이 아닌 알고리즘에 의해 이뤄진다. 사람이 관여할 여지는 점점 줄어드는 반면, 로봇은 스스로 학습하거나 다른 로봇에게 배워가며 그 능력을 높여가고 있다.

국내 증권사도 투자의 모든 과정을 로봇이 알아서 처리하는 ‘로보어드바이저(Robo Advisor)’ 플랫폼을 구축하고 본격 도입에 나섰다.

모바일 선호도가 높은 젊은층이 향후 이같은 ‘로봇 애널리스트’에 의존할 경우 인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의료계도 인공지능의 도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로봇이 방대한 의학서적을 읽고 지식을 쌓아 진료에 나선다면 사람의 실수로 발생했던 오진이나 부작용을 줄여줘 의사보다 더 신뢰받는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발전이 인간의 일을 빼앗기보다 오히려 전체 시장규모를 키워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현일 기자/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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