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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렸다, 스마트홈 ③] 20조 시장…주택엔 지금 ‘4차 산업혁명’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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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스마트홈’이 새로운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관련 시장 규모가 매년 수십%씩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기관의 전망도 나온다.

스마트홈은 주택이라는 건축물에 통신, 가전 기기, 네트워크 기술 같은 ICT(정보통신기술)와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엮어 거주자에게 새로운 주거환경과 편의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전기로 작동하는 대부분의 기기들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돼 있다. 스마트폰은 각종 상황을 확인하고 명령하는 ‘사령부’ 역할을 한다. 다양한 산업분야에 4차 산업혁명이 예고돼 있지만, 건설업에도 4차 산업혁명 시대가 피부에 와 닿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주택업체들도 스마트홈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다. 하지만 ICT와 IoT 분야는 건설사들에게 생소하다. 일부 업체들은 이런 조건에 맞는 전략을 발 빠르게 수립하고 있다.

[자료=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

최근 현대건설과 SK텔레콤이 스마트홈 사업에 대한 협력을 약속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건 대표적인 사례다. SK텔레콤이 개발한 스마트홈 플랫폼과 현대건설이 짓는 힐스테이트 아파트에 내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연동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앞으로 힐스테이트 고객들은 사물인터넷 기반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게될 것이다. 주택시장에서 IT기술을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건설사가 탐낼 정도로 국내 스마트홈 시장 규모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는 자체 보고서에서 국내 스마트홈 시장 규모를 2014년 8조5677억원 수준으로 집계했고, 오는 2018년엔 18조9122억원 규모로 불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 스마트홈은 완전히 새로운, 전에 없던 개념은 아니다. 2005년 이후 시공된 아파트에는 ‘홈 네트워크’라고 불리는 시스템이 적용돼왔다. 가스와 냉ㆍ난방 사용량 정보를 확인하거나 제어하는 수준의 시스템이다.

하지만 대개 아파트 같은 대형 주택단지나 고급빌라에만 적용됐고 반드시 집 안 거실벽에 붙은 콘트롤 패널(월패널)을 통해서만 제어할 수 있다는 건 한계점으로 꼽힌다.

최근 얘기되는 스마트홈은 그런 서비스의 밑바탕을 이루는 기술이 ‘단순 자동화’에서 ICT와 IoT(사물인터넷)로 바뀐 것이다.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제습기와 디지털 도어락은 물론, 전기밥솥과 김치냉장고까지 무선통신 기술이 탑재된 제품이라면 모두 스마트폰으로 켜고 끌 수가 있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 박재성 팀장은 “지금은 홈 네트워크에서 스마트홈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다”며 “작년부터 스마트홈이 조금씩 저변을 넓히는 데에는, 스마트폰의 보급이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아파트에 적용되는 홈 콘트롤러. 태블릿PC에 설치된 앱을 통해서 조명을 켜고 끄거나 커튼을 움직일 수 있다.

건설사들은 이미 일부 단지에서 낮은 수준의 스마트홈을 구축하기도 했다. 단지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스마트폰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하거나 콘트롤 패널에서만 제어할 수 있던 가스차단, 난방 기능을 스마트폰에서도 실현시킨 것이다. 주택시장에서 이런 분위기는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전통적으로 국내 수요자들은 집을 고를 때 면적이나 집 안의 구조, 마감재, 학군ㆍ교통 같은 외부요소를 중요하게 따지기에 스마트홈을 전면적으로 내세울 환경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시장에서 스마트홈 기술을 ‘장식적인 요소’로 치부한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확실한 니즈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적극적으로 치고 나가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존의 홈 네트워크는 겉으로 보기엔 근사하지만 실제 사용률은 떨어졌다. 그렇다고 설치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싫어한다. 집값 오르는데 불리하다는 이유 때문”이라며 “스마트홈 단계에서는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쓰게 만드는 실속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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