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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약통장 2000만명 시대 분양현장…“북적이긴 하는데…”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기사에서는 평택에 미분양이 많다는데도 올 사람들은 오는 모양이네요.”

지난 21일 경기도 평택 ‘비전 아이파크 평택’ 견본주택을 아내와 함께 찾은 김명진(40) 씨는 방문객이 몰려든 풍경이 예상 밖이라는 눈치였다. 소위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 업자 수십명도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을 붙잡고 고객 목록을 작성하느라 동분서주했다.

한동안 웅크렸던 분양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19일 전국 6개 지역에서 견본주택 문이 열렸고 방문자들이 몰렸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2000만명을 넘어섰다는 통계도 나왔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청약통장을 보유한 사람은 2004만2045명으로 한 달 사이 7만여명이 늘었다.

설 이후 문을 여는 견본주택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주 경기도 평택과 울산 등에서 문을 연 견본주택엔 방문객 수만명이 들어찼다. 하지만 분양시장을 따라다니는 ‘공급과잉’, ‘시장침체’ 등의 물음표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태다. 경남 진주에서 개관한 ‘신진주역세권 센트럴 웰가’ 견본주택에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들의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사진=흥한주택종합건설(주)]

이런 숫자를 마주하면, 그간 갖은 우려가 제기됐던 분양시장이 완전히 침체 국면에 진입한 건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비전 아이파크 평택’ 견본주택에는 21일까지 2만명 넘는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아파트는 경기도 평택시 용죽지구(A1-1블록)에 들어선다. 585가구(전용면적 75~103㎡) 규모다.

주말에 지방에서 문을 연 견본주택은 더 혼잡했다.

흥한주택종합건설(주)의 ‘신진주역세권 센트럴 웰가’ 견본주택엔 사흘간 3만5000명이 넘는 인파가 들어찼다. 경남 진주시 신진주역세권 도시개발사업지구(C-1블록)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1152가구(전용 59~84㎡) 규모로 계획됐다.

동문건설이 울산KTX역세권도시개발구역 M2블록에 시공하는 ‘울산 KTX신도시 동문 굿모닝힐’ 견본주택에는 2만50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아파트 503가구(전용 84~125㎡)와 오피스텔 80실(전용 62㎡)이 동시에 들어선다.

이달 마지막 주말에는 새로 문을 여는 견본주택이 더 늘어난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 15곳에서 분양에 돌입할 예정이다. 공급량은1만여 가구가 넘는다.

하지만 어두운 전망은 완전히 걷히질 않는다.

일단 지난달 청약시장 성적표가 썩 좋지 못했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달 5만4886명이 청약에 나섰다. 이 가운데 1순위 청약자는 5만2514명이었다. 지난해 같은달 11만6143명이 청약에 나선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청약 경쟁률도 8.91대 1로, 1년 전(11.05대 1)과 견줘 소폭 하락했다. 통상적으로 연초는 분양시장 비수기임을 감안하더라도, 숫자상으로 청약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줄어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김현서 리얼투데이 과장은 “지난해 말부터 분양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고 주택담보대출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공급량이 주는 등 분양시장이 전체적으로 소강상태”라고 설명했다.

‘공급 과다’를 두고도 여전히 설왕설래가 거듭되고 있다.

닥터아파트는 최근 경기도에서 지난해와 올해까지의 아파트 공급 물량이 과거 5년(2010~2014년) 분양물량보다 3배 넘게는 규모라고 밝혔다. 올해 분양 예정인 물량을 종합한 결과 2015~2016년 연평균 공급량은 13만8371가구로 이전 5년간 물량(4만4693가구) 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광주를 비롯해 용인, 파주, 평택, 화성에서 공급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공급량의 이런 극적인 변화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일관된 전망이 나오질 않는다. 국책 연구기관들도 주택 공급이 미칠 영향에 대해 완전히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수연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실질소득 감소로 수요가 줄어드는 주택시장에서 최근의 공급물량은 어떤 수준으로든 집값을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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