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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색어로 본 전세난①] 경기도 변두리 주택도 경매시장 ‘핫 매물’로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경기도 화성에 있는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오모(39) 과장은 최근 틈틈이 경매공부를 하고 있다. ‘경매로 집 사기’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그는 지금 화성 봉담에 있는 전용 84㎡짜리 아파트에 전세(1억7000만원)로 살고 있다. 계약은 5월에 만료된다. 요즘은 재계약이 ‘필수’라지만, 그는 전세금을 더 올려줄 바에는 차라리 집을 사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박 씨는 “평택이나 오산, 화성에 있는 아파트나 빌라가 경매에 나오면 응찰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매를 통해 집을 마련해 보겠다는 분위기가 수요자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경매 낙찰가율이 치솟은 배경에도, 이런 실수요자들이 대거 진입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전세 물건은 줄어들고 가격은 뛰면서 외곽으로 밀려나는 소위 ‘전세난민’들이 적극적으로 경매시장 문도 두드리고 있다.

21일 지지옥션이 지난 1월 한달간 자사 법원경매정보사이트에서 경매물건 검색내역(93만건 가량)을 건물용도, 지역, 가격대별로 분류한 결과를 보면 경기도 외곽 지역들을 검색한 빈도가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광주시 오포읍(6930건)이 7위 ▷남양주시 화도읍(6016건)이 9위 ▷화성시 남양읍(5722건)이 검색이 많이 이뤄졌던 상위 10곳에 이름을 올렸다. 과거엔 검색이 많지 않았던 지역들이다. 경매매물의 관심도는 주로 서울이나 인천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이들 지역의 검색량이 많은 건) 굉장히 특이한 경우”라며 “아파트에 거주하다가 빠져나와 주택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경기도 외곽의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곳을 중심으로 검색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적당한 전셋집을 찾지 못해 서울에서 경기도로, 서울 위성도시에서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난 사람들이 많다”며 “고양이나 부천에선 2억원 안팎에, 경기도 외곽에선 1억원 중반이면 경매로 집을 낙찰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경기도의 주택가 모습.

경매시장에 실수요자들이 대거 진입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된 현상이다. 그러면서 아파트는 물론이고, 다세대나 연립 같은 주택의 낙찰가율이 크게 치솟았다. 업계에선 통상적으로 집이 절실히 필요한 실수요자들은 낙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높게 적는다고 본다. 반면 차익만을 노리는 투자목적의 참여자들은 해당 물건의 주변 시세를 면밀히 따져서 보수적으로 응찰가를 적는다.

실제 지난해 전국의 다세대ㆍ연립 낙찰가율(지지옥션 조사)은 2011년 이후 4년만에 80%를 넘겼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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