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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주와 설 이야기②]전통주와 환상 궁합…‘감홍로+녹두전’, ‘솔송주+밀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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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한국의 전통주는 ‘가양주’ 형태로 전승돼 있다. ‘가양주’란 집에서 빚는 술이라는 의미다. 자연히 그 지역에서 많이 나는 농산물을 원료로 해서 그 지역의 음식과 함께 발전해 왔다. 그래서 집안의 술이자 지역술인 전통주는 대체로 그 지역의 음식과 좋은 조화를 이룬다.

술과 음식의 궁합에 정답은 없지만, 몇가지 원칙이 있다. 예컨데 수분이 많고 포만감을 줄 수 있는 막걸리와 같은 술은 대체로 수분이 많은 매운탕보다는 수분이 적은 도토리묵, 나물류 등의 음식과 잘 어울린다. 전과 함께 먹으면 탄산과 산미가 기름기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전통 소주는 알코올 도수가 40도 정도의 고도주여서 매운탕이나 매운 음식과 함께 마실 경우 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전통 소주를 단백질이 많은 육류나 미나리, 콩나물 등을 넣어 맑게 끓인 지리 등과 함께 추천하는 이유다.

알코올 도수, 질감, 감미, 산미, 풍미 등도 고려 대상이다. 산미가 있는 술은 대개 전채요리와 잘 어울린다. 단맛은 두가지로 나누어진다. 숙성향이 있고 무거운 느낌을 주는 단맛은 육회, 떡갈비, 안동찜닭처럼 양념에 단맛이 있으면서 간장 등으로 양념한 음식과 잘 어울린다. 반대로 가벼운 느낌의 단맛을 가지면서 과실향과 꽃향이 있는 술은 대개 디저트와 매칭이 잘 된다.

영양학적으로는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간을 보호하고 해독작용이 있는 육류, 생선류, 알코올 해독기능을 가진 콩나물이나 미나리 등도 술과 잘 어울린다.


[사진=켄싱턴 제주호텔]

▶감홍로와 녹두전ㆍ비지찌개ㆍ아이스크림=‘조선의 3대 명주’로 불리는 감홍로는 판소리 수궁가에도 등장할 만큼 대표적인 평양의 소주였다. 현재는 파주에서 이기숙 명인이 전승해 생산하고 있다. 쌀과 좁쌀을 주재료로 하며 용안육 계피, 진피 등의 한약재 7가지를 넣어 만든다. 은은한 계피향과 진피향이 매력적인 술이다. 감홍로의 감은 ‘달다’, 홍은 ‘붉다’는 의미다. ‘달고 붉은 술’이라는 뜻을 가진 40도의 전통소주로, 녹두전과 비지찌개, 아이스크림과 잘 어울린다.

녹두전은 돼지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갈아낸 녹두에 나물과 고기등을 얹어 튀기듯이 구어낸 음식이다. 녹두는 위를 보하고 탁월한 해독기능을 가졌다. 풍성한 질감과 고소한 맛, 씹을수록 단맛이 우러나는 녹두전과 감홍로는 그래서 더 잘 어울린다.

돼지 등뼈를 푹 삶아 갈은 콩을 넣어 오래 끓여낸 뒤 삶은 배추를 넣고 다시 끓이는 비지찌개 역시 감홍로와 매칭이 잘되는 음식이다. 단백질이 풍부한데다 자극적인 여타의 맛이 없어 감홍로의 지미를 느끼기 좋은 음식 궁합이다. 또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감홍로를 아포카토처럼 살짝 뿌려 먹으면, 감홍로의 계피향이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어우러지면서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사진=켄싱턴 제주호텔]

▶대통대잎술와 떡갈비=대통대잎술은 쌀을 주재료로 빚은 약주에 10여 가지 한약재를 넣어 숙성한 뒤 담양의 대나무통에 넣어 다시 숙성시킨 술이다. 대나무의 수액이 술에 배어 들어 시원한 풍미를 준다. 알코올 도수 15도의 약주로 담양의 양대수 명인이 생산한다. 대통대잎술은 담양의 유명한 향토음식인 떡갈비와 조화가 잘 된다. 떡갈비의 달고 짭조름한 양념맛이 대통대잎술의 은근한 단맛과 잘 어울리며, 대나무의 향이 육류의 향을 잡아준다. 죽순을 소금에 절여 약간의 기름에 볶아낸 죽순나물과 함께 마셔도 좋다.

▶솔송주와 밀전병ㆍ삼계탕ㆍ육회=쌀을 주재료로 지리산 자락의 솔잎을 넣어 빚은 전통약주인 솔송주는 경남 함양의 박흥선 명인이 전승해 생산하고 있는 술이다. 은근한 솔향과 가벼운 질감을 가진 솔송주는 대부분의 한식요리에 무난히 잘 어울린다. 나물이나 겨자소스를 곁들인 밀전병, 삼계탕, 육회 등과 함께 먹어도 좋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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