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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첨탑에 갇혀죽은 스페인판 사도세자 ‘돈 카를로스’
1761년 4월 사도세자는 아버지 영조 몰래 동궁을 빠져나가 20일이나 평안도로 유랑을 떠났다가 이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혀 목숨을 잃는다. 서양에도 이런 비운의 왕세자가 있다. 16세기 에스파냐(스페인) 최고의 전성기를 이끈 펠리페 2세의 아들 돈 카를로스. 베르디의 동명오페라 ‘돈 카를로스’의 주인공으로도 잘 알려진 돈 카를로스는 혼담이 오갔던 프랑스 왕녀가 새 어머니가 되는 운명에 더해 아버지 펠리페 2세와 정치적 입장을 달리하면서 미움을 받는다. 네덜란드 신교도들이 독립전쟁을 벌이자 무조건 탄압할 게 아니라 자신이 직접 가서 평화로운 해결책을 찾아보겠다고 나선 아버지의 심기를 건드렸다. 펠리페2세는 알바공 장군을 보내 결국 무력 진압해버린다. 좌절한 돈 카를로스는 약혼녀인 오스트리아 왕녀 안나를 만나러 다녀오겠다고 하지만 이도 거절당한다. 화가 난 그는 아버지의 애마를 죽이고 네덜란드로 탈출하다 붙잡혀 못질한 첨탑 골방에 갇혀 죽고 만다. 사도세자의 처지와 너무 닮았다. 


한국사 속의 주요 인물과 닮은 세계사 속의 인물을 흥미롭게 결합시킨 ‘글로벌 한국사,그날 세계는’(휴머니스트)는 KBS1라디오에서 진행된 동명 프로그램을 엮은 것으로 신병주 건국대 사학과 교수와 ‘먼나라 이웃나라’의 저자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이 입담을 과시했다.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를 지녔던 정조와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2세, 통일신라 장보고와 바이킹의 왕 크누트 대왕, 고려의 장군 강감찬과 이슬람 제국의 침략으로부터 프랑크 왕국을 지킨 카를 마르텔, 성군으로 추앙받는 세종대왕과 프랑스 앙리4세 등 인물의 활약뿐 아니라 시대적 배경을 꼼꼼하게 소개해 한국사와 세계사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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