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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읽기-장용동]시련기인 지금이 주택건설업 구조조정 적기
"경기 위축으로 올해 주택ㆍ건설업계는 심각한 시련기를 맞을 공산이 크다.이를 조기 치유하기 위해선 혹독한 구조조정에 이은 새로운 수요 창출과 업역 재설정 등 체질개선 로드맵 만들기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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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건설업체들이 야단이다. 지난해 4분기 이후 분양 열기가 급랭하면서 계약률이 20%에도 못미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 판매도 뚝 끊겼다. 공급과잉과 주택담보대출 강화, 미국 금리 인상 등 악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중국 쇼크와 북핵 변수까지 돌출해 더욱 난감한 상태다. 올 계획 물량을 30만여 가구로 지난해보다 40%이상 줄였지만 시장 상황은 여전하다. 대부분 사업이 지연되거나 입지 여건이 불리한 고양, 용인, 광주 등 수도권 외곽 지역 또는 지방도시 물량이들이다. 더구나 올해부터는 위례신도시를 비롯해 동탄 2신도시, 부산 등 지방 대단지 입주물량이 대거 증가해 분양성을 떨어뜨릴 공산이 크다.

주택 시장이 불투명하다고 분양을 줄이거나 마냥 늦출 수도 없다. 사업장마다 대출금이 수백 억원대에 달하고 당장 자전거타기식 경영을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분양계획을 늦춘다고 시장이 다시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다. 3월에 접어 들면 선거분위기에 휘말려 도리어 여건이 더 악화될 소지가 크다.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일반 건설업체 역시 심각한 처지다. 복지에 밀리고 삽질 경제에 대한 부정 여론이 확산되면서 공공투자는 20조원대를 겨우 웃돌 정도다. 경기부양을 위해 공공건설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여론은 사라진지 오래다. 되레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예산 삭감 1순위’라는 분위기마저 팽배하다. 한때 159조원대에 달했던 총건설투자규모가 지금은 142조원대까지 떨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건설 시장이 축소되면서 건설사의 30%가 단 1건의 수주도 하지 못했다. 영업이익률이 5년 연속 나빠져 상장사 118곳 중 이자보상비율 100%미만인 업체가 절반(47.5%)에 이를 정도다. 반짝 경기로 최근 2~3년 연명했으나 이조차 여의치 않게 된 것이다.

해외건설도 다를 게 없다. 중동 사업장 등에서 클레임이 급증하고 누적 원가율이 치솟고 있다. 국제유가가 30달러선으로 떨어져 공사 발주와 기성금 지급 지연사태가 다반사다. 지난해 수주규모가 461억 달러선으로 전년대비 무려 30% 감소했다. 올해는 아예 수주계획조차 세우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100대 건설사 가운데 30%이상이 구조조정을 겪고 있으나 되살아 나기는 커녕 수렁이 더 깊어질 것이 분명하다. 오죽하면 건설업 위기는 ‘북한 특수’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자조적인 말이 나오겠는가.

지난 90년대 일본 역시 이같은 혹독한 주택ㆍ건설산업 시련기를 겪은 바 있다.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대거 사라지거나 매출이 절반 아래로 급감하면서 심각한 구조조정의 협곡을 건넜다.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의 수부터 줄여야 한다. 구조조정의 고삐를 바짝 당겨 과감한 인수합병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극심한 시련기인 지금이 거꾸로보면 구조조정의 적기다. 혹독한 겨울이 지나야 봄 꽃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그 이후 새로운 건설수요를 찾아 영양분을 공급하는 정책 로드맵을 세우는 게 순리다. 주택건설은 전문업체에 맡기고 대형건설사는 도시재생 등 굵직한 업역을 전담하는 제도적 개선틀을 만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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