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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백혈병 협상 최종타결] “사과하고 보상하고 재해예방 ”…피해자 요구 대부분 수용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협상이 8년만에 최종타결된 것은 당사자들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던 예방대책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원회)는 12일 서울 법무법인 지평에서 조정 3주체 대표자들이 ‘재해 예방 대책’을 위한 최종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조정 주체는 삼성전자, 피해자 가족 및 시민운동가 등으로 구성된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족대책위),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 등이다.

몇 달에 걸친 진통 끝에 합의된 예방안은 독립적인 옴부즈만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옴부즈만위원회는 위원장과 위원 2명, 모두 3인으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반도체 사업장의 질병 재발을 막기 위한 예방활동을 벌이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옴부즈만 위원회는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에 대해 종합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개선안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이행점검까지 하게 된다,

반도체 백혈병 문제는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 여직원이었던 황유미(당시 22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백혈병이나 암이 생긴 전현직 직원들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잇달아 산업재해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조정위원회가 꾸려져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조정위원회는 지난해 7월 23일 조정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은 삼성전자가 1000억원을 출연하고, 보상대상 질병을 포함한 기준과 원칙을 제시했다.

이에 삼성은 작년 8월 사내 기금 1000억원을 조성해 피해자에게 보상하겠다는 안을 밝혔다. 자체 심의를 거쳐 12월말 현재 150여명이 보상을 신청하고 피해자 100여명에게 보상금을 지급한 상태다.

가족대책위 소속 6명도 모두 보상에 합의했다. 특히 87일간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였던 정애정씨도 지난달 최종 합의하고 보상금을 수령했다. 또 반올림을 통해 산재신청을 하거나 반올림에 제보한 사람 상당수와 협력사 퇴직자들도 보상금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현 대표이사 이름으로 된 사과문도 개별적으로 전달됐다. 사과문에는 “발병자와 가족의 아픔을 헤아리는데 소홀한 부분이 있었으며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반올림과 관련된 사람들을 포함해 100명 이상에게 보상과 사과가 완료된 데 따라 보상은 거의 완전히 해결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조정위를 통해 3자간 최종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8년간 끌어온 이 문제는 사실상 ‘사회적 합의’를 이루며 모두 해결됐다는 평이다. 

권도경기자/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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