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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광장-배기표 경제평론가/ 미국공인회계사]한국 기업 새 패러다임 ‘스튜어드십 코드’
‘기업지배구조’란 기업이라는 경제활동 단위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 간의 관계를 조정하는 메커니즘이다. 최근 금융위원회 주도로 기관투자자의 책임투자 강화 및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초안이 마련됐다. 현재 주식대량보유공시제도와의 상호모순 가능성, 이행여부 감독주체의 결정 등의 세부 이슈들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은 기업의 지배구조 문화를 보다 투명하고, 주주친화적으로 바꾸는 혁신적 패러다임이 될수 있다. 이 패러다임은 기업의 지배구조의 범주를 벗어나 한국 경제시스템의 선진화를 앞당길 수 있다.

2010년 세계 최초로 도입돼 성공한 영국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살펴 보면 준공적기관 성격의 FRC(재무보고위원회)를 통해 기관투자자들이 주주총회에서 적극적인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으며, 코드에 서명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를 공시함을 규정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이행하고 있는 영국의 기관투자자들은 주총 안건에 대한 합리적인 표결을 위해서 정밀한 경영정보를 요구하고 있으며, 기업 역시 경영기밀 정보를 제외한 다양한 대응보고서를 제공하고 있다. 그야말로 기관투자자는 책임투자를 그리고 기업은 책임경영을 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지게 되는 디딤돌을 놓는 것이다.

영국의 기관투자자들이 실제로 적용하고 있는 스튜어드십 코드의 실행원칙을 살펴본다.

첫번째는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프레임워크이다. 이는 기업가치창출활동의 근간인 공급업체, 기업내부 구성원들, 하청업체, 소비자들간의 장기적 상호 이익을 존중하는 것이다. 기업의 물건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속한 사회 공동체가 성장하지 않으면, 기업들 역시 스스로 성장할 수 없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사업 영역을 개척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둘째는 윤리경영이다. 영국의 베어링 은행은 왕실과 관계가 깊어, ‘여왕의 은행’(The Queen‘s Bank)라고까지 불리었으나, 1995년에 싱가포르 지점의 닉 리슨의 파생상품 거래실패를 은폐하다 발각돼 파산했다. 이 사례는 윤리성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한국 일부 대기업의 경영자들이 공금을 무단 사용했다가 법의 처벌을 받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이런 경영자의 비윤리성은 외국 투자자들에게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이제 한국의 기관투자자들은 투자에 앞서 경영자들이 추구하는 경영철학과 비전을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경영자 역시 윤리경영을 위해 조직시스템적, 심리적으로도 착한 가치를 내포하는 노력을 해야한다.

세번째는 IR(Investor Relations)이다. IR이란 기업의 지배구조 변경, 리스크 매니지먼트, 인수합병과 같은 중요한 경영의사결정 과정에서 경영자와 투자자 및 잠재적 투자자 간의 소통을 말한다. 소통의 형태는 공시를 비롯 주총 보고도 될 수 있다. 물론 주가 부양을 위한 전통적 홍보도 포함된다. 기업들이 주주를 위해 소통할 때, 주주들은 장기적으로 주식을 보유하는 공헌주주가 된다. 그러므로 기관투자자들은 투자에 앞서 투자대상 기업이 적극적인 IR활동을 하는지에 대하여 모니터링해야 한다. 특히 IR과 관련해서는 외국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에 요구하는 대표적 투자 선결요건임을 인지해야 한다.

현재 한국 경제는 내수 부진이 저성장과 저물가로 이어지면서 리스크에 놓여 있다. 또 국민들이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주식이라는 자산관련 경제정책 성과와 정부의 혁신적 국가경제 비즈니스모델 개발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이런 시기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준수하는 기관투자자의 확대는 투자기업에 대한 의결권 정책을 제정하고 행사결과와 그 사유를 공개함으로써 책임투자의 경제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 한국 경제시스템의 선진화와 활력을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가 연착륙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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