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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격적 마케팅ㆍ표절 논란ㆍ수상한 땡처리…스베누의 몰락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패션브랜드 스베누는 2013년 혜성처럼 등장했다. 운동화 업계에 진출한 스베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막대한 매출을 올렸다.

이후 스베누는 연예인과 TV 프로그램을 활용한 공격적 마케팅에 나선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간접광고를 활용해 자사 제품을 노출해왔다. 특히 2014년에는 아이돌인 AOA와 아이유를 포함해 배우 송재림과 할리우드 배우 클로이 모레츠까지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 

각종 의혹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스베누 로고.

아울러 마케팅을 위해 e스포츠도 적극 활용했다. GSL과 스타크래프트 2 스타리그를 동시에 후원했으며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임단인 스타테일의 네이밍 스폰서를 맡기도 했다.

스베누는 또 지난 11월에는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구단인 맨유와 공식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해 업계의 놀라움을 샀다. 스베누는 맨유 주요 경기에 아직 자신의 브랜드를 노출하지 않았지만 최근 불거진 각종 사기 의혹 탓에 지속적 스폰서십 이행과 계약 연장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공격적 마케팅으로 사세를 확장해왔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스베누가 유명 브랜드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다수 제기됐다. 또 물빠짐ㆍ이염 현상이 심하고 내구성이 취약하다는 지적도 끊이질 않았다.

논란을 키워오던 스베누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이었다. 대구의 한 스베누 가맹점 점주가 거리에 나와 시위를 시작한 것이다.

이 점주는 본사가 가맹점 바로 옆에 땡처리 매장을 열어 소비자와 가맹점주들을 기만했다면서 항의했다. 이에 대해 스베누 측은 해당 땡처리 매장은 본사에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며 비품, 가품, 폐기대상 제품이 불법 경로로 유통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MBC 시사 프로그램 ‘시사매거진 2580’은 스베누와 황효진 대표의 경영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이날 방송에 따르면 스베누의 가맹점, 납품 공장들은 대금을 받지 못해 다수가 도산 또는 부도 위기에 처했다. 또 스베누는 가맹점 대신 현금으로 목돈을 받을 수 있는 일명 ‘땡처리’ 업체에 싼값에 물건을 넘겨 현금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 이상 기류가 감지된 것은 지난해 10월부터였다. 서울 시내 지하철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가판에서 스베누 제품 ‘땡처리’가 시작됐다. 9만9000원 짜리 신발이 반값인 4만9000원에 판매됐다. 스베누 정식 가맹점 바로 근처에서 ‘땡처리’ 제품이 판매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운동화를 납품하는 공장 측은 스베누가 제대로 대금 결제를 하지 않아 물건을 만들어 놓고도 출고하지 못한다며 분노했다. 한 공장주는 28억원이 넘는 돈을 받지 못해 스베누 공장에서 자해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실제로 스베누의 재정상황은 좋지 않다.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스베누의 2014년 매출은 104억원에 달했으나 2억1000만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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