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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년 이상문학상 대상 김경욱 ‘천국의 문’선정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주)문학사상이 주관하는 2016년 이상문학상 대상에 김경욱 씨의 ‘천국의 문’이 선정됐다.

‘천국의 문’은 요양병원에서 치매로 세상을 떠나게 되는 아버지의 죽음을 딸의 시선으로 그린 작품으로 노인과 병, 죽음, 가족공동체의 해체 등 한국의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노인문제를 깊이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시사적이기도 하다.

김 씨는 11일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초심을 잃지 말라는 애정어린 째찍으로 듣고 열심히 하겠다”며, 아버지의 죽음이 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는 “개인적인 경험이 아니라 사회적인 관점에서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거리를 두고 썼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가 급속하게 고령화사회가 됐는데 이별을 준비하는 제도나 죽음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 사회는 죽음을 금기시하죠, 입에 조차 올리지 못하는 문화가 오히려 의미있는 이별을 만드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 곳에서의 삶을 하루라도 연장시켜야 한다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있는데 그런 것들이 병을 앓고 있는 당사자들이나 가족들에게 과연 최선의 길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김 씨는 작품을 쓰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죽음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라고 밝혔다. 삶을 연명시키는 데 따른 불합리나 고통을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고 죽음에 대해 사회적인 관점에서 활발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이 책이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천국의 문’이란 책 제목은 요양병원 남자간호사가 하는 얘기에서 따온 것. 우리 몸의 혈 가운데 천국의 문이란 혈을 자극하면 고통없이 생을 마감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 혈은 없죠. 지어낸 것이니까요. 소설에서 남자 간호사는 사회적 통념과는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인물이에요. 그는 죽음을 새로운 차원으로의 이동이라고 얘기해요. 자신 보다 더 큰 존재의 일부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얘기하죠. 그런 의미에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관점이에요.”

김 씨의 작품들에는 죽음의 모티브가 종종 들어있다. 이전 작품이 죽음이란 주제를 삶의 관점에서 다뤘다면, 최근에는 이쪽과 저쪽 사이의 어느 지점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달라졌다.

김 씨는 “소설쓰기는 뭔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뭔가를 던지기 위해서 하는 일”이라며, 다음 작품은 무얼 쓰게 될 지 자신도 알 수 없다. 그래서 계속 소설을 쓰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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