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위크엔드 in 서울] 열차 대신 추억이 멈춘다…‘간이역’ 산책길
-버스·지하철 타고 가볼만한 간이역·폐철길 3곳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역 앞 광장에 선 나무, 빈 대합실, 한가한 철로…. 마지막 열차가 떠난 간이역에는 추억이 정차해 있다. 이제는 역무원도 없고, 열차도 서지 않는 간이역을 애써 찾아가는 것은 기차에 얽힌 기억들이 빈자리를 채워주기 때문이다.

이상고온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든 매서운 칼바람이 제대로 된 겨울을 알리고 있다. 추운 날씨 탓에 멀리 떠나기가 망설여지는 1월,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를 타고 볼거리를 찾는 것도 보람찬 주말을 보내는 방법이다. 열차 대신 사람이 다닐 수 있는 서울 시내 간이역과 폐철도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1. 항동철길=항동철길은 1호선 오류동역을 출발해서 경기도 부천시 옥길동까지 이어지는 지선철도로 승객이 아닌 화물을 운반하는 철길이다. 최전성기에는 하루 10회 화물열차가 오고갔던 항동철길은 이제 매주 목요일에만 1~2회 운행한다. 항동철길의 슬로건은 ‘사색과 공감의 항동철길’이다. 서울스럽지 않은 허름한 풍경들을 보면서 사색에 잠겨 나 자신을 돌아보고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최적이다. 항동철길 바로 옆엔 푸른수목원이 있어 한적한 시간을 갖기에 좋다. 철길을 따라 쭉 걷다 보면 발 아래에 마주치는 문구들이 눈에 들어온다. ‘길은 열려있다’, ‘힘들 땐 쉬어가세요’, ‘혼자라고 생각말기’등의 글귀들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항동철길은 1호선 오류동역에서 시작하지만 7호선 천왕역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다만 오래된 주택이 함께 있는 옛스러운 모습을 보고 싶다면 오류동역에서 출발하는 것이 더 좋다.



2. 화랑대역=이제는 열차가 다니지 않는 구 경춘선 화랑대역 2010년 12월 경춘선의 복선전철화가 완료돼 신 경춘선으로 이전되면서 기차역으로의 임무를 마쳤다. 이제 등록문화재 제 300호인 화랑대역은 기차 대신 사람들의 발길을 품는다. 화랑대역은 서울 안에서 찾아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간이역이다. 그냥 간이역이 아닌 시골 간이역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다. 여기에 사람의 발길이 끊겨버렸기에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데 최적이다. 옛 경춘선 화랑대역은 6호선 화랑대역 인근에 있는 육군사관학교정문 근처에서 만나볼 수 있다.



3. 서울교외선=서울교외선은 경기도 고양시와 의정부시를 잇는 철도 노선으로 2004년에 여객철도로서 운명을 다했다. 주변의 빼어난 풍광으로 유원지들이 밀집한 서울교외선은 70,80년대 수도권 주민들의 쉼터로 그리고 대학생들의 MT촌으로 각광받았다. 이곳은 이후 운행중단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시간이 멈춰 있는 곳이다. 나름 역 건물이 갖춰진 역부터 승강장만 놓여있는 역까지 다양하게 있는 서울교외선. 항동철길은 철길만 있고 화랑대역은 역사만 있다면 서울교외선은 철길과 역사가 모두 살아 숨쉰다.

mkkang@heraldcorp.com



<사진 문단 띄어진 곳에 순서대로 넣어주세요>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