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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향 “정명훈 예술감독 재계약 보류…내년 1월 중순 재심의”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이 정명훈 예술감독과의 계약 연장을 보류했다. 이로써 서울시향은 박현정 전 대표의 막말, 성희롱 파문에 이은 정 감독의 재계약 무산 등이 겹쳐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시계제로’ 상태에 빠지게 됐다.

서울시향 이사회는 2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4층 회의실에서 제46차 정기 이사회를 열어 ‘예술감독 추천 및 재계약 체결안’을 심의하고 정 감독에 대한 재임명을 포함한 3년 재계약 여부를 논의했으나, 계약 조건을 놓고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오는 31일까지 재계약 여부가 결정되지 않으면 정 감독의 지위는 자동으로 상실된다.

서울시향 이사회가 계약 내용을 수정하더라도 정 감독과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연내 재계약 여부가 결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향은 정 감독과의 재계약을 일단 보류하고 계약 조건을 수정, 정 감독과 추가 협의를 거친 후 내년 1월 중순 이사회서 다시 심의한다는 방침이다.

재계약 문건에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국가 간 입출국 시에도 왕복 퍼스트클래스 항공권을 제공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서울시향 이사회. [사진=헤럴드경제DB]

서울시향 측은 “그동안 서울시 감사 결과나 시의회에서 지적받은 내용을 최대한 반영해 계약서에 상세하게 기술하려했다”며 “프랑스에 자택이 있는 정 감독이 해외 연주 일정이 있을 때 (서울을 들르지 않고) 해외로 출입국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단 것은 효율성을 위해 현실적으로 개선한 것이지 특혜를 준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재계약은 무산됐지만 내년 미리 잡힌 시향 공연 일정 등은 정 감독이 그대로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 감독은 2005년 1월 서울시향 예술고문에 이어 2006년 1월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이후 지난 10년간 서울시향에서 지휘봉을 잡아 왔다. 지난해 말 임기 만료 이후 임시 단기계약으로 임기 1년을 연장한 바 있다.

그동안 서울시향과 서울시는 지난 8월 정명훈 예술감독이 재계약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정 감독을 상대로 설득과 협의 작업을 지속하며 재계약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정 감독의 부인 구모 씨와 정 감독의 개인비서 백모씨가 박 전 대표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도록 시향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로 이달 중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사실이 알려져 여론이 급속하게 악화됐고, 이사회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향 측은 “경찰에서 정황이 있으니까 조사를 한다는 정도로 알고 있다”며 “이는 정 감독의 계약 건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문제”라고 일축했다.

서울시향 한 직원은 “누가 시켜서 했다는 건 말도 안된다. 직원들이 실제로 2년여동안 전임 대표에서 폭언과 모욕적인 일을 당해 왔었고, 그런 것들을 자발적으로 호소문에 담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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