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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Q900 유럽진출 계획 없어”…벤츠 BMW와 정면승부는 피한다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인 EQ900을 미국과 중동에 먼저 출시한다고 밝힌 가운데, 당장 유럽 진출은 보류한 상태다. 유럽은 독일 고급차의 위세가 높은 고급차의 본고장인데다 디젤 모델 없이 진출하는건 역부족이라는 판단이 반영됐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EQ900(해외명 G90)을 내년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다. 해외서 첫 선을보이는 자리로, 미국 시장 공식 출시 시점은 내년 7월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면서 고급차 판매량이 가장 많은 곳으로 EQ900이 격전을 벌여야 할 최대 승부처다. 


다만 유럽 진출은 계획은 보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장 EQ900의 유럽 출시 계획은 없다. 법인 쪽 수요가 있으면 따로 주문받아 판매할 가능성은 있지만, 본격 진출계획은 세우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유럽은 독일 고급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의 위세가 높은 지역이다.

올해 11월까지 누적 기준, 아우디가 유럽 고급차 시장에서 68만9819대를 팔아치우며 1위를 차지했고, 벤츠 65만953대, BMW 64만8480대로 독일 3사의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반면 일본 도요타의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는 같은 기간 3만3717대 판매에 머물렀다. 렉서스는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브랜드지만, 유럽에선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제네시스가 미국을 먼저 겨냥하고 유럽을 후순위로 빼는 전략을 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전통이나 브랜드 가치 등을 따지는 경향이 강한 유럽 소비자의 특성까지 감안하면 갓 탄생을 알린 제네시스가 돌파하기엔 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도 반영됐다.

반면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시장으로, 업계에선 보통 신차가 나오면 미국에서 품평 시장이 열린다고들 한다. 미국에서 검증받은 차들이 유럽에 가서 경쟁을 펼치는 식이다.

유럽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실용성을 중시하는 미국인의 성향도 제네시스엔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인들은 고급차를 살 때도 실용적인 선택을 한다. 유럽인들이 전통과 브랜드를 중시해 진입이 어려운 시장인 반면 미국은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충족되면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이라며 “관건은 가격이 될 것” 말했다.

렉서스가 론칭 당시 독일차 대비 60%대의 가격을 앞세워, 미국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킨 것도 이같은 소비 성향 덕분이었다.

제네시스는 미국에서 제대로 안착하고 추후 유럽 취향에 맞는 모델로 겨냥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후발 주자인 제네시스는 브랜드 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미국 시장이 유럽보다 경쟁을 펼치기에 수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유럽은 디젤차가 절반 이상 차지하는 시장인데, EQ900은 디젤 모델 출시 계획이 없다. 유럽에 도전장을 내고 싶어도 디젤차 없이 경쟁이 어렵다는 얘기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장 EQ900는 디젤 모델이 없어서 유럽 진출을 보류했지만, 제네시스의 또다른 디젤 모델이 추가되면 해외 진출 전략도 그에 맞게 수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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