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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천년전 우리 성(城)에도 해자(방어용 물 고랑) 있었다…풍납토성서 최초발견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고대 전쟁을 소재로 한 서양 영화에서 등장하는 성(城) 방어용 물 고랑이 2000년전 우리나라에서도 있었음이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맹식)는 기원전 18년 한강유역에서 발원한 백제 초기 성인 풍남토성에서 최초로 해자(垓子)가 발견됐다고 21일 밝혔다.

해자란 성벽 주위를 둘러싼 인공의 고랑 혹은 자연하천을 통해 적의 접근을 막는 방어시설이다.

풍납토성 동성벽 부근에서 발견된 해자(垓子:성벽 주위를 둘러싼 인공의 고랑 혹은 자연하천을 통해 적의 접근을 막는 방어시설). 문화재청은 해자 외에 방어목적으로 인공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뻘층도 발견했다. [사진=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연구소가 풍납토성 동성벽 외곽 절개조사를 통해 확인한 해자는 완만한 경사도를 둔 체성부(體城部:성벽을 이루는 몸체)의 말단부에 마치 역사다리꼴 형태로 조성됐다.

해자 규모는 상부 폭 13.8m, 하부 폭 5.3m, 깊이 2.3m이며, 바닥은 하상 퇴적층인 자갈층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까지 동성벽 외곽에 흐르는 구하도(舊河道)는 이 해자보다 약간 서쪽으로 다가선 채 20세기 중반까지 흐르고 있었다. 해자와 구하도의 관계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조사 성과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예상한다. 

해자 발굴 지역 [사진=국립문화재연구소]

성 외벽의 하부에는 동서 길이 10m 정도로 뻘층이 형성되어 있는데, 이 뻘층은 생토층을 파고 인위적으로 조성되었으며, 그 가장자리에는 황갈색점토로 마감했다.

이 뻘층은 성벽 관련 시설인 이른 단계의 해자, 또는 성 외벽의 기조(基槽)로 추정할 수 있다.

해자가 발견된 인근 뻘층에서 출토된 유물 [사진=국립문화재연구소]

뻘층 내부와 그 상면에서는 심발형토기(深鉢形土器), 직구호(直口壺), 동이구연부편(口緣部片) 등 3세기 후반에서 4세기 초의 유물이 주로 출토되고 있어 풍납토성의 구조와 축조시기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성벽 기저부 뻘층의 성격과 조성 시기, 풍납토성 중축과정, 초축 시기 등에 대해 추가 발굴조사를 통해 규명해 나갈 예정이다.

22일 오후 2시서울 풍납동 강동대로 3길 5(구 태양열주택부지)에서는 ‘풍납토성 동성벽 외곽 추정 해자 부지 발굴조사’ 성과에 대한 설명회가 열린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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