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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흙수저 학생들이 만난 부자동네 실상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파리 북쪽에 위치한 ‘프랑스에서 가장 가난한 동네’인 생드니 지역, 이 곳에 사는 100여명의 학생들이 지하철로 30분 거리에 있는 ‘프랑스에서 가장 부유한 동네’로 향했다. 파리 8구에 위치한 부르주아 거리 세 곳을 집중 탐색하기 위해서다. 이를 진두지휘한 이는 파리8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던 사회학자 니콜라 주냉. 그는 사회를 구성하는 또 다른 한 쪽, 부자들에 관한 연구를 빼 먹는 것은 지도에서 대륙을 하나쯤 지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어리버리한 학생들을 거리로 내보냈다.

이들의 연구방법론은 관찰과 설문조사.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옮기고 설문과 인터뷰를 통해 각 개인의 견해와 경험, 삶에 대한 정보를 취합하는 것이다.

부자동네보고서/니콜라 주냉 지음, 김보희 옮김/다산출판사 펴냄
생드니에서 온 학생들은 부자동네에서 다양한 일들을 겪는다. 호화로운 호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주변을 관찰하는 바람에 부적절한 손님 취급을 받는다. 또 명품 매장 안에 앉아 기록하다가 이내 밖으로 쫒겨나기도 한다. ‘부르주아 마담’들에게 14유로 짜리 밀푀유 먹는 법을 배우고 여성들에게는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는 상류층 클럽에도 들어간다. 상류사회 인명록이라는 ‘보탱몽댕’과 그 사회의 결혼관계, 고급대저택과 성을 소유한 가문 출신 인사들과 만나며 학생들은 또 다른 세계에 눈을 뜬다. 그 과정에서 모욕을 견뎌야 하는 일도 발생하면서 학생들은 스스로와 외부와 투쟁을 벌여나간다.

흔히 사회학 연구의 대상은 저소득층이 중심을 이룬다. 또 상위에 있는 자들이 하위에 있는 자들을 관찰하는게 일반적이다. 주냉의 연구는 이런 기존의 판을 뒤집은 것이다. 주냉은 이 연구가 “단순히 학문적인 차원이 아닌, 사회균형을 위한 정치적 필요”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말한다. 주냉에게는 이 연구의 또 다른 목적이 있었다. 학생들이 스스로 한계를 뛰어넘어 성장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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