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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에 닥친 3大악재…얼어붙는 심리, 한은 금리인상 시기ㆍ폭 관건
-주택공급과잉ㆍ대출규제에 美금리인상까지 겹악재
-국내 부동산, 美 금리인상발 심리 위축 속 韓銀 금리 행보가 시장 영향 관건
-해외건설 수주, 중동시장 발주 감소로 타격 예상



[헤럴드경제=한지숙ㆍ정찬수ㆍ박준규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17일(한국시간) 9년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국내외 부동산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그간 주택 공급과잉 논란과 최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축소를 위한 대출규제 등에 더해 미국 금리인상까지 겹치며 ‘3대 악재’가 일거에 닥친 모양새여서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당장 부동산 시장에 휘몰아치는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예고된 악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급과잉 논란ㆍ가계부채 축소 방안 등과 맞물려 시장활성화 걸림돌로 작용할 것은 분명해 급속한 심리 위축이 불가피해 보인다. [사진=헤럴드경제DB]


국내 부동산 경기는 심리적 충격을 얼마나 완충하느냐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폭ㆍ속도가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봤다. 해외건설 수주 쪽은 미국 금리인상 탓에 우리나라의 주요 고객인 중동지역 발주 감소로 다소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국내 부동산 매수심리 위축 불가피=부동산 시장은 미국 금리 인상엔 어느 정도 심리적 대비를 하고 있었기에 이제 시선은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시기에 맞춰야 한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강태욱 하나은행 부동산 팀장은 “이미 시장은 미국발 금리 인상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심리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경제의 변화보다는 한국은행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한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기준금리와 은행 금리 인상 등을 대비해 거래를 서두르는 수요자가 생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금리 인상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시장 전체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도 했다. 김 연구위원은 “실수요자들에게 ‘어떻게 가겠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이 중요할 것”고 말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국내 금리 인상이 이뤄지더라도 매우 천천히, 소폭 오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폭 조정되는 과정이어서 미국발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시장 반응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선 미국 금리인상이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은 한국에 되레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김재언 KDB대우증권 PB컨설팅부 부동산 팀장은 “가계대출과 관련한 금리가 오르면 경기부양 정책구조가 깨지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며 “내년 정부의 경기부양에 대한 압박감으로 직접적인 투자 분위기가 변화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직접적인 금리 이슈보단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악영향을 살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미 금리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의 단기적 충격은 제한적이며, 대출 강화 등 악재로 인한 영향이 더 크다”며 “길게 잡아 1년 6개월 안엔 부동산 시장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공급과잉 분위기와 부동산 시장 침체와 관련해선 “금리부담이 높은고가의 상품들이 먼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해외건설 수주에 악재…원화약세는 긍정적=해외건설협회의 해외건설종합서비스에 따르면 올 들어 해외건설 수주는 총 446억달러로 지난해(660억달러) 보다 30% 감소했다. 무엇보다 저유가에 중동 산유국들이 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취소, 중동 발주 물량이 감소한 탓이 크다.

이 협회의 정찬구 금융지원처장은 “미 금리인상이 당장 해외 수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기 보다 신흥시장에서 선진국 자금 유출로 인해 주요 발주국가인 개발도상국, 저개발국가의 정부 재정 약화, 이로 인한 신규 프로젝트 취소 등 발주시장이 다소 영향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건설사의 해외 수주의 60% 이상을 차지해온 중동 지역 발주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다.

정 처장은 다만 “금리인상 리스크는 어느 정도 선(先) 반영된 측면이 있어서 크게 충격적이진 않다”며 “오히려 리스크 해소 측면에선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화약세로 인해 개별기업의 수주 경쟁력은 오르고, 환차익 등을 보는 등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건설산업연구원 손태홍 연구원은 “달러가 오르면 전반적인 글로벌 발주시장이 나빠지는 것은 맞지만, 미국 금리가 내년 중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오를 지가 관건”이라며 현 단계에선 수주에 직접적 영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强)달러에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추가 약세를 보일지가 주목할 점으로 꼽혔다. 손 연구원은 “내년 유가 회복 여부가 더 큰 관심사”라며 “미 금리 인상 소식에 다행히 증시가 오르고, 유가도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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