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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탑 같은 미륵사지 석탑’에 세계 시선집중…“6층까지만 복원”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1500년 전 지어져 반쯤 부서진 채 100년전 콘크리트 가설로 지탱해오던 익산 미륵사지 석탑(서탑:西塔)이 오는 2017년 7월까지 6층까지 복원된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의 역사적 고증의 물리적 한계, 학술적 근거 부족 등으로 인해 9층 원형 복원은 불가능하다”면서 “현재 육안으로 꼭대기 처럼 보이는 6층까지 복원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문화재 전문 석공들이 세번째 심주석을 올리고 있다

문화재청은 16일 전북 익산시 금마면에 있는 미륵사지에서 석탑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기둥의 세 번째 심주석(心柱石)을 올리는 복원과정을 공개했다. 첫번째 심주석 안에는 부처님 사리를 포함한 사리장엄이 안치돼 있는데, 지난 3일 재봉안식을 가졌다.

연구소는 보수정비의 원칙으로, 추론에 의한 과도한 복원이 되지 않도록 남아있던 6층까지 보수 정비해 역사성과 진정성을 지키고, 원형보존을 위해 과학적 방법으로 훼손된 부재를 보강한 후 최대한 재사용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또 구조적 안전성을 위해 검증된 과학적 보강방법을 적용하고, 조사ㆍ연구ㆍ수리과정은 정밀기록하고 자료화해 석탑 수리 및 보존관리 기준을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복원전 미륵사지 석탑

김덕문 문화재연구소 건축문화재연구실장은 “역사적 고증 없는 복원을 하면 문화재 가치를 상실하고 특히 미륵사지가 유네스코의 문화재 재심사에서 해지될 수 있다”면서 “석탑 원형의 실체적 근거가 부족해 고증이 어렵고 추정 복원을 할 경우 역사성을 잃을 수 있어, 6층까지 복원하더라도 ‘부분 복원’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륵사는 백제 무왕 때인 7세기경 창건돼 국내뿐 아니라 동아시아 석탑 중 가장 오래되고 큰 규모의 석탑이 있던 터로 지난 7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미륵사는 무왕이 부인과 함께 인근 절에 가는 길에 큰 연못에서 미륵삼존이 출현하자 왕비의 청으로 이곳에 탑, 금당(부처를 모신 건물), 회랑을 세웠다는 기록이삼국유사에 전해진다. 익산은 무왕의 고향이다.

미륵사는 3개의 사찰을 한곳에 세운 삼원병립식(三院竝立式) 가람 배치로 우리나라의 다른 절터나 중국, 일본에도 유례가 없다. 중원에는 목탑, 서원에는 서탑, 동원에는 동탑(東塔)을 세웠다.

눈덮인 미륵사 터. 미륵사터는 신라 황룡사지 보다 큰 것으로 고증되고 있다.

이중 목탑은 현존하지 않고 동탑은 1992년에 9층 규모로 화강암 등으로 부실 복원돼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복원작업이 진행중인 곳은 서탑이다.

미륵사지 석탑은 석재를 사용했으면서도 목탑의 외형을 갖도록 하는 고도의 기법을 보여, 국제 학계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문화재이다.

석탑을 통해 당시 목탑의 기술을 역추정할 수도 있는 진귀한 사료이다. 현재 1500년전 목탑이 남아있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없다고 문화재청 측은 설명했다.

잘못 복원된 미륵사지 동탑

2009년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를 위한 해체 과정에서 금동제 사리외호, 금제사리 내호, 사리봉영기 등 총 9만9000여점의 유물이 나오기도 했다.

금으로 만들어진 사리봉안기는 ‘백제의 왕비가 재물을 바쳐 이곳에 미륵사를 세우고 사리를 봉해 왕실의 안녕을 기원한다’는 내용을 담아 미륵사의 창건 내력을 과학적으로 추론하는 길을 열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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