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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당 1300만원짜리 커피머신?…‘편의점 PB’의 진화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NB(National Brandㆍ제조업체 브랜드) 보다 우수한 편의점 PB(Private Brand) 제품들이 잇따라 인기를 끌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의 차별화된 제품력으로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와 경기 불황에 따른 합리적인 소비행태가 확산되면서 차별화된 제품 만이 단골고객 확보의 지름길이라는 편의점 업계의 생존전략이다. ‘오모리김치찌개라면’, ‘콘소메맛팝콘’, ‘라벨리 빙수’ 등은 차별화된 편의점 PB의 대표격으로, 뛰어난 맛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4500원짜리 11찬 도시락과 1300만원대 커피머신에서 뽑아낸 최고급 커피를 1000원대에 즐길 수 있는 편의점 카페까지 탄생해 인기를 끌고 있다. 


▶‘추억의 도시락’…편의점 도시락의 시초=올해 최고의 인기를 누린 편의점 도시락은 지난 2005년 GS25가 출시한 ‘추억의 도시락’이 시초다. ‘추억의 도시락’에서 편의점 도시락의 인기를 예감한 GS25는 2010년 9월 ‘김혜자 도시락’을 내면서 편의점 도시락 시장을 주도했다. 적당히 한끼 때우는 도시락에서 안심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도시락으로 진화된 ‘김혜자 도시락’은 올 1~11월 1400만개가 판매됐다. 이어 8가지 반찬으로 가장 인기가 있는 ‘김혜자 진수성찬 도시락’은 같은 기간 250만개나 팔렸다.

GS25의 도시락 매출은 2009년 전년 대비 151.4%, 2010년에는 152.3%로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2012년 이후 현재까지 매년 50%대 안팎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올 3월 ‘혜리 도시락’ 출시로 편의점 도시락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세븐일레븐은 ‘혜리 7찬 도시락’을 시작으로 7월에는 ‘혜리 11찬 도시락’을 냈다. 업계 최대 반찬수인 ‘혜리 11찬 도시락’은 니아신 함량이 높아 비타민이 풍부한 기장밥을 사용했고, 가격도 4500원으로 업계 최고가이다. ‘혜리 도시락’의 인기로 세븐일레븐의 도시락 매출은 2013년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이 58.0%에서 지난해 51.0%, 올해는 11월까지 89.4%로 성장했다.

▶‘1300만원대 커피머신’에서 뽑는 1000원대 커피 =1000원~1500원짜리 편의점 커피는 도시락에 이은 편의점 업계의 핫 아이템이다. 지난 2011년부터 편의점 CU 점포에서 즉석으로 원두를 내려 마시는 에스프레소 커피를 운영해온 BGF리테일은 이달 ‘Café GET’을 론칭했다. CU의 에스프레소 커피 매출은 매년 30% 안팎 성장해왔다.

‘Café GET’은 커피 열매의 수확부터 커피잔에 담기기까지 전 과정을 BGF리테일이 직접 관리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최상급 탄자이나산 원두와 콜롬비아산 원두를 7대 3의 비율로 로스팅 했고, 씨티로스팅(City-rosting)기법을 사용해 식어도 변함 없이 맛있는 커피 맛을 내고 있다.

GS25는 올 12월 ‘Café25’ 브랜드를 론칭하고, 대당 가격만 1300만원대에 달하는 스위스의 전자동 커피머신을 들여놨다. 저가의 머신과 달리 에스프레소와 뜨거운 물이 별도 관을 통해 합쳐지는 ‘바이패스(Bypass) 기능’이 있어 커피의 떫고 쓴맛을 감소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1년 넘게 생두의 선별과 로스팅 정도를 수백차례 연구했다. 가격은 CU와 같은 1000원과 1200원이며, 하루 평균 50잔 이상 팔리고 있다. GS25는 올해 1000여개 매장에 이어 내년에는 2000개 매장으로 늘려 총 3000여개 매장에서 ‘Café25’를 판매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은 올 1월부터 세븐카페를 운영 중이다. 전자동 ‘드립 방식’ 추출 커피로 수백만원대 커피 머신을 사용한다. 하루 30잔 이상이 판매되고 있다. 세븐카페는 1000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내년에는 3000개까지로 늘릴 계획이다. 가격은 1000원, 1500원이다.

▶‘고품질+합리적인 가격’…편의점 PB매출 35%대 훌쩍=PB제품이 이처럼 인기를 끌면서 편의점의 PB제품 매출 비중은 35% 안팎으로 높아졌다. GS25는 올 10월 기준 PB 매출 비중이 36.1%를 기록했고, 세븐일레븐은 올 1분기 34.8%로 비중이 늘었다.

국내 대형마트에 처음 등장한 PB는 1996년 이마트의 ‘이플러스 우유’다. 1998년에는 GS25가 ‘함박웃음 맑은샘물’을 선보인 뒤 삼각김밥과 생수, 종이컵 등에 PB브랜드 ‘함박웃음’을 적용해왔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유통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NB를 뛰어 넘는 고품질의 PB제품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2010년 출시된 ‘콘소메맛팝콘’은 짠맛과 단맛 일색인 기존 팝콘과 달리 ‘콘소메’리는 양념을 사용, 지난해 새우깡보다 2배 가량 더 많이 팔린 효자상품이 됐다. 지난해 말 출시된 ‘오모리김치찌개라면’은 김치원물과 김치찌개양념을 레토르트 포장한 김치스프를 별도로 함유해, 올1~9월 GS25에서 신라면을 제치고 라면 1위를 차지했다. 

GS25의 ‘라벨리 빙수’ 시리즈는 부드러운 편의점 팥빙수의 시초다. 2013년 중소기업 라벨리는 ‘얼음 이중분쇄 기술’을 개발, 한참을 녹여 먹어야 하는 기존 팥빙수의 단점을 보완해 편의점 팥빙수 시장을 평정했다. 


또 지난해 4월 출시된 CU의 ‘빅사이즈 요구르트’는 기존 요구르트보다 4.5배 커진 270ml 대용량으로, 기존 NB 제품보다 4.8배나 많이 팔렸다. 올 2월 출시된 ‘GS야쿠르트그랜트’도 출시 후 6개월 만에 900만개가 판매됐고,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히트제품으로 떠올랐다.

이 밖에 CU는 편의점 업계 최초로 국내 최대 블록 장난감 제조사인 ‘옥스포드’와 함께 배송 차량, 이동형 편의점, ‘CU(씨유)’ 점포를 실제 ‘PB 블록 장난감(3종)’으로 개발해 한정 판매해, 3~5일 만에 완판됐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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