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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 푸드] 칼슘 부족 우려되는 학생, 전국에 22만여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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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 주제발표
- 3∼11세는 하루 2잔, 12∼18세는 하루 3잔이 적정 우유 섭취량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칼슘(우유)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들이 전국적으로 22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저소득 가정의 자녀들은 학교에서 무상으로 우유급식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다니는 학교에서 우유급식을 채택하지 않아 무상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대다수였다.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대한영양사협회 부회장)는 15일 ‘거꾸로 가는 우유 학교급식, 칼슘 복지 사각지대 넓혔다’는 주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학생이 다니는 학교의 방침(우유 급식 미실시) 때문에 ‘칼슘의 왕’으로 통하는 우유를 무상으로 제공 받지 못해 칼슘 부족이 우려되는 초ㆍ중ㆍ고생이 22만5574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영은 교수는 “지난해 국내 초ㆍ중ㆍ고교의 우유 급식률은 53.3%로 3년째 5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며 “일본의 학교 우유 급식률(92.3%)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은 앞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어린이ㆍ청소년이 우유를 적게 마셔 뼈 성장에 필수적인 칼슘 섭취가 부족하게 되면 한국인의 평균 신장이 줄어들 수 있다는 문제제기다.

전국의 학교에서 우유를 무상으로 마시고 있는 학생의 수는 약 115만(2013년 기준)명으로, 학생이 값을 지불하고 학교에서 우유를 마시는 학생(약 220만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학교에서 무상으로 우유를 마시는 학생 중엔 해당 지자체나 교육청에서 우유 값을 지원하는(일반 무상) 66만여 명도 포함돼 있다. 저소득층 가정의 초ㆍ중ㆍ고등학생, 차상위계층 가정의 초등학생,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의한 특수교육 대상 학생 등 약 45만명도 무상으로 우유급식을 받고 있다.

[사진=123RF]

이 교수는 “무상 우유급식 대상자이지만 학교 방침으로 우유 급식을 실시하지 않아 우유를 마시지 못하는 ‘칼슘(우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학교별ㆍ지자체별 우유급식 실시율도 공개됐다.

국내 각급 학교의 우유급식 실시율(2013년, 학생 수 기준)을 보면, 특수학교(98.8%), 초등학교(80.3%), 중학교(36.3%), 고등학교(23.4%) 순이었다.

17개 광역 시ㆍ도별 학교 우유 급식률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초등학생의 경우 인천(11만여명)ㆍ부산(10만여명)ㆍ서울(3만여명) 순으로 학교에서 우유급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생은 서울(29만여명)ㆍ경기(28만여명)ㆍ부산(10만여명)ㆍ인천(8만여명), 고등학생은 경기(41만여명)ㆍ서울(33만여명)ㆍ인천(9만여명)ㆍ경남(8만여명)의 우유 급식률이 낮았다.

을지대 식품영양학과 이해정 교수는 “칼슘 보충과 바른 성장을 위한 우유의 적정 섭취량은 3∼11세 아동의 경우 하루 2잔, 12∼18세 어린이는 하루 3잔”이며 “탄산음료 대신 우유 마시기를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영은 교수는 학생(1725명)ㆍ학부모(1598명)ㆍ영양교사(1723명) 등 모두 5046명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사진출처=123RF]

우유 급식에 대해 학생들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초등학생의 77.5%, 중학생의 85.2%, 고등학생의 89%가 우유 급식이 ‘좋다’고 응답했다. 또 초ㆍ중ㆍ고생 절반 이상이 ‘학교 우유 급식이 우유 섭취 증가에 도움이 된다’고 답변했다.

초ㆍ중학생에게 학교 우유급식이 좋은 첫 번째 이유는 ‘키가 크는데 도움이 됨’이었으고, 고등학생들은 ‘편하게 마실 수 있다’는 점을 가장 먼저 꼽았다.

학생들은 학교 우유 급식이 싫은 이유로는 ‘맛이 없어서’, ‘특유의 냄새가 싫어서’, ‘흰 우유가 싫어서’ 등을 꼽았다.

학부모들도 학교 우유 급식에 대해 찬성 의견이 높았다. 초등학생 학부모는 94.1%, 중학생 학부모는 92.2%, 고등학생 학부모는 88.8%가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우유급식 제공에 찬성했다.

반면 ‘우유가 학교급식에 포함돼야 하는지’에 대한 우유급식을 실시하지 않는 학교에 소속된 영양교사들은 찬성 45%, 반대 55%로, 반대가 약간 우세했다.

우유급식 미실시교의 영양교사들은 우유 급식을 하지 않는 이유로 ‘학부모나 학생이 원하지 않아서’(70%)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은 ‘학교 방침 때문에’(9%), ‘관련 업무가 증가해서’(4%), ‘학생 부담이 늘어서’(3%) 등이었다.

이 연구결과(우리나라 학교 우유급식 관리현황 및 영양사들의 인식 조사)는 대한영양사협회 학술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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