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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 눈발에도 연비가 ‘18㎞/ℓ’…신형 K5 하이브리드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눈이 내리는 관계로 더욱 각별히 안전 운전 부탁드립니다”

최근 일산 킨텍스에서 기아차 신형 K5 하이브리드 시승회가 있던 날 기아차 측에서 유난히 ‘안전 운전’을 강조했다. 눈발이 더 굵어질 경우 시승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을 정도로 당시 기상 조건은 매우 나빴다.

통상 길이 미끄러우면 차들이 주행을 천천히 하고 브레이크도 평소보다 더 자주 밟게 된다. 이에 속으로 제 아무리 하이브리드카라고 해도 높은 연비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승 코스는 일산 킨텍스를 출발해 김포대교를 건너 경인아라뱃길 인근 아라타워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것이었다. 왕복 70㎞ 남짓하는 거리를 에코 모드를 켜고 히터를 약하게 켠 상태에서 다녀오는 동안 최종 연비가 18.3㎞/ℓ으로 나왔다. 신형 K5 하이브리드의 공인 연비는 17.5㎞/ℓ인데 이보다 더 높은 수치가 기록됐다.

주행 환경은 예상과 일치했지만 연비 결과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눈발이 내리자 구간 중간중간 차들은 말그대로 설설 기었다. 이 때문에 가다서다가 반복되며 부득이하게 브레이크를 자주 밟을 수밖에 없었다. 정체가 뚫리고 앞차와의 간격이 제법 벌어졌을 때는 순간 가속을 체험하기 위해 가속페달도 힘껏 밟기도 했다. 그럼에도 연비는 18㎞/ℓ 이상이었다.

높은 연비는 과감히 전통 디자인 틀을 깼던 것에서 기인했다. 기아차는 하이브리드카의 장점인 연비를 극대화 하기 위해 기존의K5 전면 디자인을 변경했다. 신형 K5 하이브리드는 냉각수 온도와 주행 속도에 따라 라디에이터 그릴의 덮개를 자동 개폐하는 액티브 에어플랩(AAF; Active Air Flap)을 외장형으로 채택했다. 기존 현대차, 기아차 모델은 이를 내장형으로 장착했다. 이 때문에 ‘호랑이코’라 불리는 K시리즈 패밀리룩이 사라졌다. 신형 K5 하이브리드 첫인상이 낯설었던 이유다. 신형 K5 하이브리드는 이 ‘호랑이코’ 대신 ‘연비’라는 실용성을 택했다.

하이브리드카라고 해서 운전하는 재미가 부족하지도 않다. 엔진은 2.0 GDI 하이브리드로 최고출력 156마력(ps), 최대토크 19.3㎏ㆍm을 구현했다. 이는 기존 모델 대비 각각 4.0%, 5.5% 향상된 기록이다. 또 38㎾ 전기모터를 적용해 동력 성능도 기존 대비 8.6% 올라갔다.

실제 주행 중간 몇차례 가속을 시도했을 때 속도가 올라가면서 ‘부웅’하는 엔진 소리가 커졌지만 제법 경쾌했다. 시속 100㎞ 전후에서는 원하는 만큼의 충분한 추월 성능도 경험할 수 있었다.

디스플레이나 계기판을 통해 한눈에 구동 에너지 흐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가속 시 엔진과 모터가 구동에 동시에 역할을 하거나 감속 시 엔진 회전이 줄면서 모터가 충전되는 등의 상태를 보기 쉽도록 디자인됐다. 계기판 왼쪽 칸에서 바늘이 에코 영역에 있다면 연비 운전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정확히 엔진 회전수가 얼마나 되는지 rpm이 숫자로 표시되지 않아 다소 불편했다. 기아차는 1500~2000rpm 사이 실사용 구간에서 동력 성능이 개선돼 동급 가솔린을 뛰어넘는 수준의 가속력와 반응성을 갖췄다고 했지만, 이를 직접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눈으로 에코 영역에 바늘이 있을 경우 이 정도의 rpm에 다다랐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을 뿐이었다.

시승 전반적으로 정숙했지만 가속 시 들리는 풍절음도 아쉬웠다. 심하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저속 전기모드에서 워낙 조용하다보니 풍절음이 상대적으로 도드라졌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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