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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 프리뷰] 모든 실존하는 것은 그림자가 있다…한애규 ‘푸른 그림자’전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어떠한 미물도 실존하는 것은 그림자가 있다. 우리가 실존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때 우리의 존재에 대한 확실한 증거로서의 그림자가 있다.” <한애규 ‘푸른 그림자’ 중>

여성 조각가 한애규(62)의 개인전이 아트사이드(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에서 열렸다. 한애규는 푸근하고 넉넉한 테라코타 여인 조각상으로 주체적인 여성의 삶을 표현해 온 작가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푸른 그림자’. 그동안 여행에서 받았던 강렬한 기억을 작품에 담아냈다. 

한애규 작품 설치 전경. [사진제공=아트사이드갤러리]
한애규 작품 설치 전경. [사진제공=아트사이드갤러리]

“무엇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사느냐는 것”이라는 작가는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들을 일상 속 체험에 녹여 작품으로 빚었다.

이전 테라코타 작업들이 불그스름했다면 이번에는 푸르스름하게 달라졌다. 전시장 바닥엔 상판을 푸른색으로 칠한 돌덩이들이 무심한 듯 놓여 있는데, 마치 조각배 같기도 하고, 사람이 누워있는 것 같기도 하다. 푸른색 때문에 외롭고 쓸쓸한 정서가 한꺼번에 밀려온다.

작가는 “바닷가에 드리워진 나의 그림자”라고 표현했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실존에 대한 확실한 증거로써의 그림자’다. 물에 비친 작가 자신의 모습이 추상적인 조각 형태로 형상화됐다.

풍만한 가슴과 튼실한 다리, 넙적한 엉덩이를 지닌 한애규 작가 특유의 여인상들도 전시장에 나왔다. 튀어나는 배를 부여잡은 채 고개를 떨구고 있는 여인상의 표정은 처연하지만 삶의 무게를 덜어낸 듯 편안해 보이기도 한다.

작가는 오랜 상념의 시간동안 흙을 어루만지며 삶과 죽음, 여성으로서의 주체적 삶, 욕망과 공허함 같은 묵직한 실존적 주제들의 무게를 덜어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부조 25점, 그림자 판작업 5점, 그림자 입체작업 10점, 여인 반신상 5점을 볼 수 있다. 29일까지.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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