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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미술계 결산] 올해 국내 미술계 달군 뉴스 톱5
-단색화 작가들 뜨고, 베니스비엔날레 첫 은사자상 쾌거
-천경자 화백 사망, 외국인 국립현대미술관장 논란도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다사다난.

올 한해 국내 미술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시끄러웠다. 크고 작은 이슈들이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이는 2008년 이후 오랫동안 침체돼 왔던 미술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조용하게 죽어있는 것 보다 시끄럽게 살아있는 편이 낫다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시그널로 볼 수 있다.

한해 동안 국내 미술계를 뜨겁게 달군 주요 이슈들을 정리해 봤다. 



1. 5월 임흥순 작가 베니스비엔날레 은사자상 쾌거

지난 5월 세계 최고 현대미술 축제인 제 56회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에서 임흥순 작가가 한국인 최초로 은사자상을 획득했다.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에서 건축가 조민석 씨가 커미셔너를 맡은 한국관이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데 이은 2년 연속 쾌거다. 은사자상이 35세 이하 젊은 작가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서 이변이자 파격이었다. 특히 올해는 한국관 창설 20주년을 맞은 해여서 의미가 컸다. 수상작은 아시아 여성 노동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 95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 ‘위로공간’. 심사위원단은 “아시아 여성들의 노동 조건과 관계된 불안정성의 본질을 섬세하게 살핀 영상”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2. 8월 한국 미술계 거목 천경자 화백 스러지다.

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 화백의 부고가 뒤늦게 알려졌다. 천 화백의 생사여부는 수년간 미스터리에 싸여 있었다. 지난 8월 향년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건 두달 뒤인 10월이었다. 미국에서 함께 지내 온 천 화백의 장녀 이혜선씨가 어머니의 유골함을 들고 서울시립미술관을 방문했었다는 소식과 함께 날아온 부고는 미술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여류 화가의 비극적인 결말에 많은 이들이 가슴 아파했다. 이어 장남, 차녀, 차남의 며느리가 변호사를 대동해 한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고, 자녀들 간 갈등설이 점화됐다. 이와 함께 ‘미인도’를 둘러싼 위작 논란도 다시 불거졌다. 장녀를 제외한 천 화백의 자녀들은 그림이 가짜임을 주장했고, 앞서 진품 주장을 하고 나섰던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과 국립현대미술관 측에 위작 여부를 제대로 밝힐 것을 공개 요구했다. 현재 법적 공방도 불사하지 않겠다고 나선 상태다. 



3. 10월 김환기 점화, 국내 최고 경매 낙찰가 기록

서울옥션이 10월 연 제 16회 홍콩경매에서 김환기의 1971년작 전면 점화 1점이 3100만홍콩달러(약 47억2100만원)에 낙찰되며 국내 작가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전 기록은 2007년 5월 서울옥션 국내 경매에서 45억2000만원에 낙찰됐던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다. 올 한해 김환기 화백을 비롯, 한국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 값이 비약적으로 급등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김환기의 경우 작년 99억원에서 160억원으로 62% 정도 증가했으며, 정상화의 경우 약 27억원에서 108억원으로 4배 가량 증가했다. 박서보는 16억원에서 84억원으로, 하종현은 8억원에서 26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위작 시비가 불거진 이우환은 86억원에서 78억원으로 9% 감소했다.



4. 11월 단색화 작가들 세계 미술시장서 잇단 선전

단색화발 미술시장 훈풍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계속됐다.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 단색화를 찾는 컬렉터들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11월말 홍콩에서 열린 크리스티 이브닝 세일에서 박서보 화백의 작품이 낙찰가 10억원을 넘기며 이우환, 정상화에 이어 세번째로 ‘10억원 클럽’ 반열에 오른 단색화 작가가 됐다. 단색화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국내 미술시장의 온기는 고루 퍼지지 않았다.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국내 8개 경매회사(서울옥션, K옥션, 아이옥션, 에이옥션, 아트데이옥션, 마이아트옥션, 단옥션, 꼬모옥션)의 올해 경매 낙찰총액이 10월 기준 1275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양대 경매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의 낙찰총액이 각각 692원억, 492억원으로 무려 1184억원을 차지하며 시장을 ‘잠식’했다. 두 곳을 제외한 나머지 군소 경매회사들의 낙찰 총액은 대부분 반토막이 났다. 



5. 12월 사상 첫 외국인 국립현대미술관장 탄생

12월 2일 새로운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임명됐다. 2014년 10월 정형민 전 관장이 ‘학예연구사 부당 채용 파문’으로 직위 해제된 이후 재공모를 거쳐 최종 임명까지 1년이 넘게 걸렸다.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49) 전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장이 새 국립현대미술관장 자리에 앉게 됐다. 1969년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한 이래 첫 외국인 관장이다. 공모와 재공모를 거치며 논란이 뜨거웠다. 1차 공모에서 최종 후보자에 올랐다가 떨어진 최효준 전 경기도미술관장이 학맥인사를 거론하며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2차 공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외국인 인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자 미술계 일부에서 반발이 일었다. 국내 작가 800여명은 마리 리바스 전 관장에게 과거 전시 검열 전적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촉구했다. 현재 마리 리바스 관장의 임명이 확정된 이후, 작가들은 마리에게 ‘검열 반대 윤리 선언’을 공개 요구한 상태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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