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의료계 Hot 이슈] 과잉진료ㆍ수술 논란 ‘갑상선암’ 수술 건수 1년만에 35% 감소
realfoods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그동안 과잉진단과 과잉수술 논란을 빚어온 갑상선암의 수술 건수가 최근 국내에서 1년여 만에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감상선암 진단과 수술은 지난 10여년간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기형적인 증가세를 보인 바 있다.

고려대 의과대학 안형식 교수(근거중심의학연구소장)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4년 4월부터 1년 동안의 국내 갑상선암 수술 건수는 2만8000여 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4만3000여건)보다 약 35% 감소했다고 9일 밝혔다. 안 교수의 조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의료 과학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한국 갑상선암의 ‘대유행’, 흐름을 바꾸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으로 게재됐다.



안 교수는 논문에서 “한국의 갑상선 암 발생률이 1993년부터 2011년 까지 15배 증가한 이유는 행위별 수가제를 채택한 한국의 의료제도 하에서 국가 암 조기검진을 하면서 초음파를 이용한 갑상선 암 검진이 추가되어 흔히 시행되었기 때문이었다”라며 “본 논문에서는 이 발표이후 최근 들어 한국인들 사이에 점차로 갑상선 암 과잉진단에 대한 인식이 늘어났고 이로 인한 갑상선 암 수술 건수의 변화되었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수술이 감소한 원인이 갑상선암 진단자체가 줄어들었는지 혹은 진단된 환자가 수술을 안하는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건강보험 자료를 조사한 결과, 수술뿐 아니라 갑상선 암의 발생건수도 역시 30%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라며 “이같은 결과는 환자들 스스로 조기 검진을 자제해 갑상선암으로 진단되는 건수자체가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갑상선암 수술 건수가 감소해 결과적으로 한국의 갑상선 암 사망자 수가 장기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안 교수는 “지난 20년간 갑상선 암 발생률과 수술 건수가 급격히 늘었으나 갑상선 암 사망률을 낮추는 것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점과 검진을 통해 추가 진단받은 갑상선암은 대부분 세포학적으로 유두암인데 이 암은 많은 사람이 갖고 있으며 치명적인 질병이라기 보다는 사망을 초래할 가능성이 낮은 일종의 세포변형, 즉 정상적인 변종이라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3월 의사 8명은 ‘갑상선 암 과다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 연대(이하 의사연대)’를 결성해 비정상적으로 높은 갑상선암의 과잉진단 문제를 제기했고, 갑상선 초음파 검진을 중단하여 한다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내분비 의사와 갑상선 의사들로 구성된 한국 갑상선 학회에서는 강력히 반발하였고 갑상선암의 조기 검진과 치료는 ‘인간의 기본 권리’에 속하는 사항이기에 이를 금지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의사연대는 “심각한 자연재해나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 같은 뚜렷한 이유도 없이, 이토록 기형적인 갑상선암이 증가한 것은 과다진단 말고는 달리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암의 조기검진은 환자에게 불필요한 두려움을 주고, 국가 전체로는 의료비 자원의 비효율성을 초래한다”며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갑상선암 진료지침이 전 의료계에 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립암센터가 주재하는 국가암검진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제정한 갑상선암 검진 지침에서 “무증상 성인에게 갑상선 초음파 검진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kt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