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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유가, 축복과 공포]국제유가 40달러 붕괴, 한국경제는 위기?
[헤럴드경제=윤재섭 기자]개발연대이후 한국경제는 ‘저유가=축복, 고유가=재앙’이란 등식이 통했다.

1980년 한국경제 성장률은 한국전쟁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1979년 2차 오일쇼크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한국경제 역시 엄동설한을 맞았기 때문이다. 1980년 중 후반 ‘3저 시대’의 한 축은 저유가였다. 단군이래 최대 호황이란 평가를 받았던 1986~1988년까지 한국경제 성장률은 11~12%에 달했다.



2015년 12월, 휘발유값이 리터당 1300원대의 주유소가 눈에 띄게 늘고 있고, 충북 음성엔 1200대 주유소까지 등장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4일(현지시간) 정례 각료회의에서 감산에 대한 특별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0달러선이 무너졌다. WTI 작년 평균가격이 93.1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1년새 국제유가가 60%나 급락한 셈이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이미 30달러대로 떨어진 국제유가가 내년엔 20달러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원유시장에 ‘치킨게임’이 본격화되면서 1980년대 중반상황을 감안하면, 유가가 다시 상승커브로 전환하는 데는 15년이나 걸릴 것이란 얘기까지 나왔다.

그런데도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은 2%대에 머물 것으로 보이고, 내년에도 2%대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휘발유값이 싸지고, 저물가 기조가 유지되는 ‘축복’인 측면은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저유가 덕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0.8%) 이후 10월까지 11개월째 0%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대외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유가하락속에 국내 성장에 대한 우려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10월 전체 산업생산이 전월비 1.3% 하락반전했다. 지난 10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5.9%나 급감했다.

국제유가 급락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산유국이 부도 위기에 몰려있고, 선진국은 디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 여파로 한국 등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도 저유가 상황을 우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유가와 매출이 연동되면서 한국경제를 이끄는 조선, 건설 등 산업이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등 원재가가 추가하락은 수출경기, 특히 구경제(석유 조선 철강 기계) 관련 수출 경기 회복시점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 이라며 “수출단가의 추가하락은 물론 중동지역 등 이머징 경기 둔화는 이들 지역의 국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글로벌 디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있고, 물가하락 압력은 주요국간 통화정책 차별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빌미로 작용, 글로벌 경기회복에 또 다른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며 “산유국 등 원자재 수출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가나 원자재 관련 기업의 부도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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