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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기축통화 공인받은 위안화, 우리 경제 기회로 삼아야
국제통화기금(IMF)이 30일 집행이사회를 열고 중국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을 확정했다. SDR는 IMF 회원국이 외환위기에 처하면 끌어 쓰는 긴급 자금으로 달러, 유로, 엔, 파운드 4개 통화로 구성돼 있다. 위안화의 SDR 편입은 이들 통화와 함께 명실상부한 세계 5대 기축통화의 지위를 부여받게 됐다는 뜻이다. 개발도상국 화폐가 기반통화 대열에 합류한 것도 의미가 각별하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IMF 최대의 변혁’ 이라며 위안화 SDR 편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세계 2대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이자 글로벌 금융시장에 몰고 올 후폭풍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위안화가 SDR에 편입됐다고 하루아침에 달러화에 버금가는 대접을 받게 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적용 시점이 내년 9월 이후인데다 세계 주요 외환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달러의 비중은 여전히 막강하다. 그러나 기축통화에 편입된 만큼 위안화의 위상은 이제 급격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달러가 주도하는 글로벌 외환시장에 강력한 도전자가 된 셈이다.

IMF가 위안화의 SDR 편입을 받아들인 것도 따지고 보면 중국의 경제 규모와 영향력을 더는 외면할 수 없었다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다. 실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9조1000억 달러(2013년 기준)로 미국(16조8000억 달러)을 추격하고 있다. 0%대로 미미했던 위안화의 국제결제통화 비중도 지난 8월 2.79%까지 상승해 이미 4위 결제통화로 올라선 상태다. 게다가 중국이 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까지 늘어나 위안화의 국제 결제 비중은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전체 수출의 4분의 1이상을 중국에 내보내고 있는 한국으로선 위안화의 SDR 편입이 일단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당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없겠지만 길게 보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상당한 호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의 중국 수출 물량 결제는 90% 이상이 달러로 이뤄지는데 위안화가 결제 통화로 자리 잡으면 환율 변동에 한결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또 위안화의 강세가 상대적으로 우리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에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벌써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부진하면 경기 부양을 위한 환율 조작 등으로 통화의 불안정성이 더 커지게 된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위안화 SDR 편입이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향후 위안화의 동태를 면밀히 추적하고 환 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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