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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알코올중독 급증, 차별화된 치료 필요해
-남성과 사회적, 심리적, 생물학적 차이로 원인과 양상 달라 맞춤 치료 필요해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그동안 주로 남성의 문제로 인식되어온 ‘알코올 의존증’이 최근 여성들에게도 급격히 증가하고있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성인 8명 중 1명이 ‘알코올 중독 위험군’에 해당되며 10년간 여성의 알코올 중독의 위험도가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 비해 여성의 사회활동이 증가하면서 술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고, 스트레스를 음주로 푸는 경향도 강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여전히 알코올 중독이 남성들만의 문제로 여겨지면서 여성 알코올중독 증가 문제는 상대적으로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고, 상황이 시급함에도 대책은 미비하다는 점이다. 여전히 알코올중독치료 전문병원도 부족하지만 여성 전용 상담센터나 여성전용병동을 갖춘 병원은 더 부족한 상황이다. 게다가 여성의 경우 사회적 편견 탓에 증세를 숨기고 있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시기에 제대로 된 상담이나 치료가 이루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

전문가들은 여성의 알콜 의존증 치료는 남성의 경우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여성이 왜 술을 마시는지 좀 더 섬세하게 이해하고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남성과 달리 여성의 경우 결혼생활이나 육아, 경제적인 어려움 등의 스트레스나 우울감으로 부정적인 마음이나 정서적인 문제로 술을 마시다 중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배우자가 술을 즐겨 마시거나 과거 외상 등 트라우마가 있는 경우에는 알코올의존증에 빠질 확률은 더 크게 증가한다.

여성의 경우 생물학적으로도 남성에 비해서 알코올로 인한 신체 독성이 심하게 나타나고 중독에 걸릴 위험도 더 크다. 여성의 몸으로 상대적으로 수분량이 적어서 소량의 음주로도 혈중 알코올 농도가 높게 올라갈 수 있으며, 알코올 분해 효소의 양도 남성에 비해 적고 배출시간도 상대적으로 느리기 때문에 여성은 조금만 술을 마셔도 쉽게 질병이 악화된다는 것이다.

알코올중독치료병원 카프병원 알코올치료센터장 하종은(정신과 전문의)은 “여성은 알코올로 인한 간질환 발생률이 남성보다 2배나 높으며, 알코올성 간경화로 인한 사망률 역시 남성에 비해 더 높다. 또한 알코올은 여성의 생식기능에도 문제를 일으켜 무월경, 불임, 자연유산을 증가시킬 수 있다. 유방암의 발생률도 높아지며, 알코올이 비타민 D 대사를 방해하여 골다공증 가능성도 높아진다. 특히 남성에 비해서 독성에 취약해 뇌 위축이 일어나기 쉽고, 이것이 치매 등으로 악화되기도 쉬워 더 큰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회적인 인식도 문제다. 남성에 비해 정신과 치료에 대한 사회적으로 더 냉정한 시선 때문에 중독에 대한 진단이 제 때 이루어지지 못하여 피해를 키우기 쉽다. 또한 자녀 양육 등의 이유로 적절한 입원치료를 받지 못하기도 한다. 심지어 정신과 진료를 받더라도 알코올 중독을 숨기는 경우 단순히 우울증이나 불안증으로 진단되어 방치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더 섬세하게 접근하여 치료하는 방식이 요구된다. 하종은 센터장은 “그 동안의 연구결과를 보면 여성 알코올 중독은 남성과 사회적, 심리적, 생물학적으로 차이가 있으며 중독의 원인과 치료, 그리고 회복과정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여성 알코올 중독은 재발률도 두 배가 넘는다. 여성전문치료센터를 통한 더 섬세한 맞춤 치료를 개발하고 운영할 필요가 있다. 맟춤치료를 위해서는 단순히 해독이나 약물치료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치료도 필요하며 우울증, 불안증, 거식증, 폭식증 등 의존증과 동반한 질환에 대한 적절한 치료까지 이루어져야 재발을 최소화 할 수 있다. 특히 입원 치료의 경우 격리되어있다는 느낌을 최소화해 주고 안정감과 편안함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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