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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단발병 C형간염, AㆍB형간염 어떻게 다르나
- 사람 간 전파 희박하나 늦게 발견하면 간암 등 합병증 발생
- 환경 요인이 큰 A형, 만성질환 비율 높은 B형간염과 차이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흔히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부른다. 간은 병이 진행돼도 자각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요즘 유행하는 A형간염, 국내 많은 B형간염 등 주요 간질환은 급성일 경우 피로감, 몸살, 발열, 상복부 불쾌감, 오심, 구토등의 증상을 일으키지만 모두 감기몸살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증상들로 간질환의 특이한 증상이 아니다. 이러한 증상도 급성기 1~2주간 나타날 뿐이다. B형간염처럼 만성 간질환으로 넘어가는 경우는 거의 대부분 간경변이 되고 간의 기능 저하가 나타나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까지 특이한 이상 증상이 없다. 결국 만성 간질환의 합병증인, 복수, 정맥류 출혈, 황달등이 발생해 질환이 심각해져서 병원을 찾게 되므로 간질환을 잘 이해해 조기에 간질환을 진단받고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혈액으로 감염되는 C형간염=방역당국이 20일 서울 양천구의 다나의원에서 무더기로 감염자가 나왔다고 밝힌 C형간염은 혈액을 매개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이다. 국내 C형간염의 유병률은 0.7% 수준이며 연간 4만명이 진료를 받고 있다.

혈액이 매개가 되는 만큼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감염력은 B형간염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까닭에 방역당국은 감염자들을 격리시키지 않았다.

주요 감염 경로는 주사기의 공동 사용이나 수혈, 혈액투석이 지목되며 성접촉이나 모자 간에 수직으로 전파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확인된 환자 18명은 모두 이 병원에서 수액주사(정맥주사)를 투여받은 적 있는 사람들로, 방역당국은 이 과정에서 환자들이 C형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의 전파 가능성이 낮은 만큼 지나친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만약 감염이 됐다면 되도록 빨리 발견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C형간염은 증상이 감기몸살 증세, 전신 권태감, 메스꺼움, 구역질, 식욕 부진, 우상복부 불쾌감 등으로 경미한 만큼 조기에 발견한다면 치료가 가능하다. 고단백 식이요법이나 항바이러스제 치료 등을 통해 치료를 받는데, 치료율은 70~90% 수준으로 높다.

하지만 간암이나 만성간경변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만성 C형간염 환자의 경우 전혀 증상이 없다가 이 같은 합병증이 발견되면서 감염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한다.

▶너무 깨끗해도 문제?=일명 ‘유행성 간염’이라고 불리는 A형간염은 간염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A형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간염으로, 주로 급성간염의 형태로 나타난다.

A형간염은 B형간염이나 C형간염과 같이 혈액을 통해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주로 감염된 환자의 분변을 통해 배출 된 바이러스에 오염된 먹을거리를 통해서 전염된다.

따라서 위생상태가 불결할 때 감염되기 쉬운데, 조개 등의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거나 오염된 물을 끓이지 않고 그냥 먹었을 때, 인분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과일을 깨끗한 물에 제대로 씻지 않고 먹는 것도 전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한국도 ‘A형간염 발생 중등도 위험국’으로 분류돼 있다. 어려운 시절을 보냈던 40~50대 이상은 어렸을 때 A형간염에 자연 감염돼 가벼운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면서 90%이상이 항체를 보유하고 있어 급성 A형간염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최근 사회가 발전 하면서 위생 상태가 호전되면서 어린 시절에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어 어린이와 청소년의 A형간염 항체 보유율이 10% 이내로 낮아져 간염에 대한 면역력이 없기 때문에 최근 10대 후반에서 30대에서 감염 위험성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A형간염은 감염된 후 15~5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전구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 시기가 가장 전염이 잘 되는 시기이다. 이는 황달 발생 전에 더 많은 바이러스가 나오기 때문인데, 자신이 간염에 걸렸는지 모르므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옆 사람에게 쉽게 전염시킬 수 있다. A형간염은 B형 또는 C형처럼 만성 질환은 아니고 대부분 감기처럼 앓다가 항체가 생기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A형간염 항체가 없는 성인이 감염됐을 때는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임상 양상은 더 심각해져 50대 이후 노년기에 감염되면 사망률이 1.8%로 급증한다. 이는 A형간염 전체 평균 사망률 0.4%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이다. A형간염의 증상으로는 감기 유사 증상(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으로부터 시작해 식욕이 떨어지고 복통, 구역질, 구토, 설사, 황달, 우상복부 통증 등이 나타난다.

감기몸살과는 달리 콧물과 기침이 없고 아주 심하게 피로감을 느끼게 되며 더 지나면 소변색이 짙어지므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염이 심할 경우 합병증이 발생해 한 달 이상 입원 치료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더욱이 전격성 간염으로 발전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으므로 예방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B형간염, 백신 접종해야=여러 다양한 원인에 의해 간에 생긴 염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하는 만성 간염이라고 한다. 국내 만성 간질환의 원인은 B형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질환이 전체 만성 간질환 환자의 70% 가까이 차지해 가장 많고, 알콜성 간질환과 C형간염이 뒤를 잇는다.

이렇게 B형간염에 의한 만성 간질환 환자가 많은 이유는 국내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80년대 초반까지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율은 전체 인구의 7%에 달했으며 예방 접종의 활성화 등으로 많이 감소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도 20대 이상 남자에서는 7.6%, 여자는 3.4% 정도로 알려져 있다.

B형간염에 의해 급성 간염이 발생하게 되면 A형간염과 유사한 증상을 보여 쉽게 피로해지고 구역, 구토가 생기거나 근육통 및 황달이 나타나게 되며, 역시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B형간염은 급성 간염기를 거쳐 A형간염처럼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계속 몸 속에 남는 만성 간염으로 진행 할 수 있는데 성인기에 감염시에는 10%, 청소년기 이전에 감염 되면 90%에서 만성화가 일어나 이후 간경변증 및 간세포암종, 즉 간암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런 B형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간염백신을 접종하고 체내에 항체가 형성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B형간염은 급성기에는 A형간염처럼 특별한 약물을 사용하지 않으며, 만성 B형간염으로 진행한 경우에만 약물 치료의 대상이 되며, 간의 염증 정도, 혈중 바이러스의 농도, 만성 간염의 진행 정도에 따라서 치료여부가 결정된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되고 있는 만성 B형 간염의 치료제에는 주사제 2종과 경 구용 약제 4종이 있으며 이들은 투여 방법이나, 사용기간, 부작용 면에서 서로 다르고 약물의 효과나 장기간 사용에 따른 내성 발생 정도도 달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치료 여부를 결정하고 알맞은 약물을 선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만성 B형간염 환자는 간염의 악화나, 간경변증, 간암으로의 진행 가능성이 항상 있으므로 약물치료여부에 관계없이, 3~6 개월 간격으로 간기능 검사, 바이러스 검사를 포함한 간암표지자검사와 초음파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B형, C형간염은 오염된 혈액에 노출됨으로써 감염되기 때문에 비위생적인 피어싱, 비전문가에 의한 침술, 치아 시술 등 에 유의하고, 면도기등 혈액에 노출 될 수 있는 위생용품은 같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국내에서는 산모로부터 태아에게 감염되는 이른바 ‘수직감염’이 많기 때문에 신생아때부터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모든 산모는 간염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간염을 보유한 산모의 신생아에서는 되도록 빨리 예방 접종을 시작하고 동시에 간염에 대한 면역글로불린이라는 항체를 함께 주사하면 대부분의 경우 예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가지 유의할 점은 간염 예방 접종은 초회 접종 후 1개월후, 6개월후 3번을 접종해야 충분한 항체가 생성돼 장기간 지속되므로 번거롭더라도 예방 접종은 3회를 꼭 다 받아야만 한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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