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도 만화를 영화화
‘송곳’ 만화책 베스트셀러 20위
만화인기, 영화 흥행과는 별개
‘비주류’로 인식돼온 만화가 최근 문화콘텐츠 이야기 공급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송곳’을 비롯, 오는 24일 방영될 드라마 ‘상상고양이’는 웹툰이 원작이다. 또 지난 19일 개봉된 영화 ‘내부자들’<위>은 ‘미생’의 윤태호 작가의 동명 만화를, 다음달 10일 개봉예정인 ‘타이밍’은 인기작가 강풀의 원작만화를 영화화했다. 만화책은 발행종수가 급감한 출판불황 속에서도 나홀로 성장하며 전년대비 2.4% 증가했다.
▶만화, 미디어셀러 되다=웹툰이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만화책은 소설을 대신해 미디어셀러의 자리를 꿰차고 있다.
최규석 작가의 만화 ‘송곳’(창비)은 지난 5월 출간 이래 15만부가 팔리며 현재 교보문고 집계 종합베스트셀러 20위에 올라있다. ‘송곳‘은 지난달 24일 드라마 첫방 이후 주문이 전주에 비해 10배나 늘었다. 구매 독자층도 30,40대 남성에서 20,30대 여성으로 폭이 넓어졌다. 비정규직이란 사회적 관심사와 맛깔스런 대사로 원작만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오는 24일 MBC에브리원에서 드라마로 첫 방송될 김경 작가의 만화 ‘상상고양이’(애니북스)도 책 판매가 늘고 있다. 이 만화는 방송 예고와 함께 최근 중쇄에 들어가는 등 징조가 좋다. 이런 흐름을 타고 최근 한달 인터파크도서에서 판매된 웹툰 단행본은 전년대비 20%나 늘었다. 올 상반기 웹툰 단행본 출간 종수도 전년대비 78% 늘었다.
▶출판사들, 만화부문 강화=만화는 웹툰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특히 지난해 드라마 ‘미생’이 만화 ‘미생’을 밀리언셀러로 만들면서 출판사들은 만화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창비는 만화를 종래 1년, 1종 정도에서 올해는 4종, 내년에는 더 늘릴 참이다. 문학동네 계열출판사인 애니북스는 매년 60~80종을 내고 있다. 특히 만화는 속편이 이어져 출판사로서는 매력적이다. 배우 하정우를 캐스팅해 영화화될 것으로 알려진 ‘신과함께’(애니북스)는 2011년 출간돼 최근 30쇄를 넘겼다.
웹툰의 영상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78편의 계약이 이뤄진 상태다.
인터파크도서 만화 카테고리 이화종 MD는 “인기 높은 웹툰은 소장하려는 팬층이 두텁고, 특히 영화, 드라마 등으로 제작되면 원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 웹툰 단행본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웹툰+드라마’, ‘웹툰+영화’ 궁합은?=만화가 콘텐츠의 중심으로 부상한 건 포털 중심으로 웹툰이 선보이기 시작한 2000년부터다. 다음 포털에 연재됐던 윤태호의 ‘이끼’가 누적조회수 3600만회라는 경이적 기록을 세우며 전기를 맞았다. 현재 포털을 중심으로 활동중인 작가만 1만명이 넘는다. 만화는 드라마나 영화화가 용이한데다 마니아층의 구전효과도 커 인기작가의 경우 입도선매까지 이뤄진다.
그러나 만화 원작 영화의 성적표는 그닥 좋지 않다. 허영만의 ‘타짜’, 최종훈의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빼면 강풀의 ‘아파트’, B급달궁의 ‘다세포소녀’, 허영만의 ‘식객’, 강풀의 ‘바보’, 기안84의 ‘패션왕’ 등은 흥행에 실패했다.
이는 영화와 만화의 호흡이 다른 데 있다. 밀도감을 높이는 각색이 필요하다. 이와 달리 드라마는 만화의 호흡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어 유리하다. ‘미생’의 성공은 원작 만화의 충실한 재현이라해도 틀리지 않다.
만화를 애니메이션화하는 시도도 눈길을 끈다. 다음달 개봉 예정인 ‘타이밍’<아래>은 탄탄한 스토리, 특유의 휴머니티로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강풀의 원작 만화를 애니메이션화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