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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서울시민이다] 시끌벅적 촌스런 마을에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
'시끌벅적 신창마을 사랑방과 촌스런 창동 마을'

 

서울 창2동 재래시장의 다른 이름은 '신창시장'이다. 이곳에는 옛 시골의 정을 그대로 간직한 사랑방이 있다. 사랑방은 사람들의 왕래로 항상 분주한데 특히나 마을 연계망 사업 중 하나인 동네 음악회를 위해 연계망 대표와 마을지기들이 모여 하루가 멀다하고 회의를 하기 때문에 요즘들어 사랑방 문지방이 더 닳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신창마을 사랑방은 창2동에 위치해 있지만 창2동 사랑방이란 말은 쓰지 않는다. 그것은 신창시장과 무관하지 않다. 창동이라는 동네가 창 1, 2, 3, 4, 5동으로 나눠지면서 이 지역이 창2동이 된 것이다.

그러나 창2동이 되기 전에 이미 신창시장을 끼고 신창동이란 마을이 형성되어 있어 신창동, 신창마을이라 불리워 왔다. 따라서 창2동 마을이란 말은 행정상에만 있는 동네명이다. '새로 생긴 창동 마을'이란 뜻의 신창동은 지역 사람들은 다 알지만 지도상에는 없는 지명인 셈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시장 5군데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꽤 유명한 신창시장, 그 시장을 끼고 태어난 것이 신창마을 사랑방인 것이다.

▲신창시장 입구


신창마을 시끌벅적 사랑방'은 도봉구 창2동 마을공동체 지원 사업으로 선정돼 올해 2년 차가 되었다. 원래 창고였던 곳을 서울시 공간조성 지원을 받아 개조해 쓰면서 마을 사람들이 모이게 되었다.

이곳 내부에 들어간 자재들은 대부분 시장 상인과 지인들의 기증품으로 갖춰져 있다. 시장 상인들은 시장과 사랑방에 대한 애정이 특히 남다르다. 그 마음을 알기에 사랑방 공동체는 누구보다도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랑방에서는 지난 9월16일 '어르신, 다문화 가정과 함께 하는 추석맞이 송편 빚기' 행사를 열었다. 쌀 40kg, 모시 잎, 깨, 콩 등을 기부 받고 독거 어르신과 다문화 가족, 사랑방 식구들 그 외 기부자들 50여 명이 모여 송편을 빚었다고 한다. 또한 동네 어르신께는 식사를 대접하고, 어르신 중에 거동이 불편한 분께는 직접 배달을 했다고 한다.

▲신창동 사랑방 입구 추억을 지닌 사진들

사랑방은 회원들의 회비를 걷어 유지한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수공예품을 장터에서 팔아 수익을 남기기도 한다.  비록 적은 수익이지만 여럿이 함께 하다 보니 힘든 것보다 즐거움이 크다고 한다.

사랑방 안에는 배움 방이란 공간이 있어 방과 후에 아이들이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아이들이 자연스레 공부방에 들어와 책을 읽는다. 비치된 책들은 대부분 기증을 받은 것들이다.

▲사랑방에 위치한 공부방 전경

사랑방을 중심으로 인근 동네에도 여러 주민모임과 단체가 생겨났다.  그 모임들이 연계해 만든 것이 '창동 촌스러운 마을'이다.

'창동 촌스러운 마을'은  2015 서울시 마을만들기 연계망 지원 사업에 선정된 마을 이름이다. 참여한 공동체로는 '신창동 사랑방'을 포함해 수다방, 아지트, 숲 속의 공방 기타(이웃 사촌, 착한 패밀리, 동가, 오렌지 드림의…)  등이 있다.

연계망 사업 중 하나는 '마을이름 짓기'가 있었다. 이때 각 공동체끼리 모여 회의를 거쳐 ‘창동 촌村스러운 마을’이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간사로 있는 장정애씨는 “이 동네가 오래되고 낙후되었지만 정이 있고 시골스러운 맛이 있어서 여러 사람의 합의 끝에 ‘촌村스러운 마을을 만들어 보자’는 의미에서 창동 촌스러운 마을이 탄생되었다"고 말했다.

▲연계망 사업을 위해 회의를 진행하는 연계망 모임 대표들

연계망 사업을 하는 각 지기들은 시장을 중심으로 사랑방에서 모이기도 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회의를 이어간다. 마을지기들의 회의 중에는 '카톡 카톡'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는데 너무나 자연스럽고 흥겹기까지 한다.

연계망 대표 김주희 씨는 “회의를 진행하다 보니 규모가 점점 커져 예산보다 10배나 큰 행사가 되겠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때마침 사랑방을 찾은 연계 수다방 대표는 “현수막을 나무로 할 경우 재활용 자재를 사용해보자"고 제안했다.

'현수막을 재활용 나무로 사용한다.'

머리속으로 상상해 보며 황당하다는 생각을 몰래 해봤는데 사랑방 사람들의 진지한 대화를 듣다보니 사랑방에서라면 모든 것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방에 모여 열정적으로 음악회를 준비하는 대표들의 모습을 보며 “보통 재미있지 않고서는 돈도 안되는 이런 일에 이렇게 뛰어들 수 있겠나?”라고 질문을 던졌보았다. 돌아온 답은 이랬다.

김주희 대표는 “우리 미친 것 같아”라고 말하고, 장정에 간사는 “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어”라고 답한다. 그리고는 사랑방에 모인 이들이 서로를 보며 한바탕 크게 웃는다.

시끌벅적하고 시골스러운 정이 넘치는 신창동 사랑방과 촌스러운 마을은 마을에 생기를 뿜어내는 곳이다.


[나는서울시민이다=양영숙 마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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