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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베트남 입맛잡은 오리온 비결은?
중국 ‘仁’마케팅·현금결제
고품질 앞세워 ‘현금결제’고집
‘仁’자 넣어 중국인 정서 반영

베트남 ‘띤(Tinh)’마케팅
情의 의미 ‘띤’자 새겨 친근감
현지 최대 제과업체 제치고 ‘1위’



오리온의 중국과 베트남 제과시장 진출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시선을 끌고 있다.

오리온은 올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 증가한 6394억원, 영업이익은 7.2% 증가한 786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시장은 전체 제과시장 축소와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매출액이 7.7% 감소했지만, 중국 법인의 매출 성장으로 실적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1993년과 1995년 각각 중국과 베트남시장에 진출한 오리온이 해외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면서, 오리온의 현지화 전략 성공 키워드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 인(仁) 마케팅ㆍ현금결제로 현지화 가속=오리온은 지난해 기준, 중국에서 초코파이와 예감, 오!감자, 고래밥, 자일리톨껌 등 매출 1000억원이 넘는 메가 브랜드 5개를 비롯해 총 16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진출이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초코파이 해외 진출 초기인 1995년, 중국 남부지역에 판매된 초코파이가 유난히 더운 날씨로 인해 녹아 버린 문제가 발생했다. 중국에서 ‘하오리여우파이’(초코파이의 중국 명칭ㆍ좋은 친구라는 의미)라는 이름으로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초코파이에 닥친 가장 큰 위기였다.

오리온은 고심 끝에 이미 판매된 초코파이를 모두 매장에서 수거해 그해 9월, 10만개의 초코파이를 모두 소각했다. 당장의 금전적인 피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도매상과 소비자에 대한 신뢰라는 판단에서다. 이 사건은 오리온이 초코파이 포장지의 내열성을 강화하는 품질 강화의 계기가 됐다.

중국 진출 초기부터 현금결제 만을 고집한 것도 현지화가 정착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처음에는 외상(어음) 거래가 일반적이던 중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오리온의 고품질 제품을 중국 소비자들이 먼저 찾기 시작하면서 현금 거래가 정착됐다. 중국에 진출한 다른 기업들이 외상거래로 인한 판매대금 회수와 반품 증가 극복을 고민할 때, 오리온은 상하이와 광주, 심양, 베이징 인근 등지에 생산공장 5개를 설립하며 투자를 단행했다.

인(仁) 마케팅도 통했다. 한국인에게 ‘정’(情)이 각별한 느낌이라면, 중국에서는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바로 인(仁)이라는 점에 착안해 2008년 말부터 ‘하오리여우파이’ 포장지에 ‘인(仁)’ 자를 삽입했다.

그 결과 오리온 중국 법인은 2008년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그해 매출 2587억원에서 지속 성장해, 2013년에는 1조1131억원으로 ‘중국 매출 1조’ 시대를 열었고, 지난해 1조161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9945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시장에 매년 1000억원 안팎을 투자하고 있다”며 “매년 10% 안팎의 성장세를 유지해 2018년 매출 100억 위안 달성, 2021년에는 중국 내 제과업계 1위로 올라설 계획”이라고 했다. 


▶베트남, ‘띤(Tinh) 마케팅’으로 ‘낀또사’ 제쳐=1995년 초코파이 수출로 베트남에 첫 발을 내딛은 오리온은 2006년 호치민에 현지 생산공장을 설립하며 베트남 진출을 본격화했다. 2009년에는 하노이에 제2공장을 가동, 2010년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현지화 전략은 베트남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바탕이 됐다. 초코파이 제품 포장에 한국의 정(情)과 유사한 ‘띤’(Tinh)을 넣어 현지인들에게 친근히 다가가는데 성공했다. 베트남에서 초코파이는 제사상에서 오를 만큼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으며, 현지 최대 제과업체인 ‘낀또사’를 제치고 베트남 제과시장 점유율 1위(13%)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매출은 1501억원, 올 1~3분기 매출은 1203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베트남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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