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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수요자들 “분양가 별로 높지 않네”
송파 헬리오시티 견본주택 가보니…

“자녀 증여·임대목적 청약 고려”
50~60대 견본주택 방문 줄이어
분양가 높아도 선호 물건이면 OK



“분양가가 비싸다고요? 여기 수요자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는 것 같아요. 분양가가 생각보다 저렴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당첨되면 연락하세요.”

지난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재건축 아파트인 ‘송파 헬리오시티’ 견본주택 앞에서 명함을 돌리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이렇게 말했다. 그가 건네준 명함엔 ‘분양권 전매 상담전문’이 적혀 있었다. 견본주택 앞은 3겹으로 100m 정도 길게 늘어진 인파로 북적북적했다.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20여명의 떳다방(이동시 중개업소) 관계자들이 “당첨되면 연락하라”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지난 13일 문을 연 ‘송파 헬리오시티’ 견본주택.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도를 둘러보고 있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3일간 6만명이 견본주택을 방문했다. 방문객 대부분이 강남 3구 거주자들이었다.

시공 주관사인 현대산업개발 측은 “견본주택 개관 전 진행한 사전영업에서 1700여명이 관심 고객으로 등록했다”며 “강남권(강남ㆍ서초ㆍ송파) 거주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견본주택에서 상담을 받고 간 방문객들은 50~60대가 30% 이상을 차지했다. 상당수가 자녀 증여나 임대를 목적으로 청약을 고려하고 있다는 게 상담석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견본주택에서 만난 최모(58ㆍ여) 씨는 “애초엔 임대수익을 염두에 두고 전용면적 39㎡이나 49㎡을 청약하려 했는데 가점제 때문에 당첨이 어려울 것 같다”며 “대신 84㎡을 신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대치동 ‘대치삼성1차’ 아파트에 살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분양가는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였다. 서초와 강남구에서 올해 공급된 일부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웃돈 것을 감안하면 헬리오시티의 분양가(3.3㎡당 2532만원)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이 아파트 분양대행업체인 SnB 조용진 본부장은 “요즘 중소형 선호 현상이 크지만, 강남구와 서초구 주택 수요자들은 3.3㎡당 분양가가 낮은 전용 110㎡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문을 연 강남구 ‘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 견본주택에서 만난 주택수요자들 분위기도 비슷했다. 강남구 삼성동 상아3차아파트 재건축 아파트로 일반분양이 93가구(전용 49~170㎡)에 불과하지만 실수요자 중심으로 상담석이 대부분 채워져 있었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직접 견본주택을 찾지 않고도 중개업자를 통해 청약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도 많다”며 “대부분 강남구 내 거주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 대형 면적에서 중소형으로 옮기거나 자녀들에게 증여 목적으로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방문객 박모(62ㆍ여) 씨는 “주변 시세를 감안할 때 분양가가 특별히 비싸다고 보지 않는다”며 “오히려 청약에서 떨어질 게 걱정되는데, 낙첨되면 웃돈을 주고서라도 로얄층을 잡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곳 분양가는 3.3㎡에 평균 3960만원에 책정됐지만 분양가에 개의치 않고 좋은 동, 호수라면 무조건 사겠다는 의향을 나타내는 수요자도 많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주택공급 과잉 논란도 강남권 주택 수요자들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견본주택에서 만난 분양 상담사는 “삼성동에선 2009년 입주한 ‘삼성힐스테이트’ 이후로 100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들어선 적이 없다”며 “공급이 적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악화된다고 가격이 크게 요동치지 않을 것이란 인식이 지배적이어서 공급과잉을 걱정하면서 청약을 머뭇거리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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