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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Q900 테스트 현장]‘하루 620㎞’ EQ900 막바지 담금질
[뉘르부르크(독일)=조동석 기자]독일 뉘르부르크링의 철저한 검증을 통해 탄생한 차가 바로 제네시스(DH)다. 현대차는 2013년 선보인 2세대 제네시스(DH)의 개발 초기 단계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럭셔리 세단에 대한 고민을 끝없이 했다.

2008년 선보인 1세대 제네시스(BH)의 성공적인 런칭에도, 고급차로서 내부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유럽 고급차 수준의 라이드와 핸들링(R&H) 조작감과 정숙성 그리고 오랜 주행에도 변함없는 내구 품질 등 고급차의 기본기 측면에서 보다 진일보한 성능 확보 없이는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EQ900’의 마지막 담금질 현장인 현대ㆍ기아차의 유럽기술연구소 뉘르부르크링 시험센터. [사진제공=현대차]

2세대 제네시스(DH)에는 보다 단단한 차체를 만들기 위한 연구 노력이 집중됐다. 또 엔진룸의 차체 구조 개선과 서스펜션, 스티어링 조작감 개선 등의 조화를 통해 최적의 승차감을 구현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

전자제어식 4륜 구동 시스템 ‘HTRAC’을 최초로 적용해 주행모드에 따라 전후 구동력을 적절히 배분하면서 눈길에서도 안정적인 드라이빙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마지막 관문은 바로 뉘르부르크링이었다. 전 세계 도로 환경의 집약체라 불리는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끝없는 시험과 검증을 통과해야 모든 노력이 완성될 수 있었다.

급격한 내리막길과 오르막길, 좌우 코너를 차량의 한계에 이르는 주행으로 오가며 언더스티어(코너링 중 자동차가 바깥으로 벗어나려는 현상)와 오버스티어(언더스티어와 반대)의 정도를 측정하고 승차감을 반복해서 점검, 평가했다. 그리고 수많은 테스트 끝에 2세대 제네시스(DH)는 유럽형 주행 감성과 R&H 성능으로 고급차 시장에서 현대차만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
‘제네시스 EQ900’ 시험차량의 주행 모습. [사진제공=현대차]

지난 4일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이후 처음 출시하는 신차 ‘EQ900’도 ‘제네시스’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주행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뉘르부르크링을 찾았다. ‘EQ900’는 2세대 제네시스(DH)의 단단하고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에 초대형 세단으로서의 고급스러운 승차감 구현을 개발 목표로 설정했다.

무엇보다도 후륜구동의 고급차 전용 플랫폼을 통해 민첩하지만 정제된 주행감성, 편안함과 스포티함이 모두 공존할 수 있는 ‘제네시스’만의 ‘편안하고 역동적인 주행성능’ 확보가 주안점이었다. 이를 위해 강력한 동력성능과 빠른 응답성 그리고 연비 효율성까지 겸비한 3.3 람다 트윈 터보엔진에 8단 후륜구동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또 새롭게 적용된 내장형 밸브를 통해 압축과 인장의 감쇠력을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 승차감과 조종안정성을 모두 업그레이드 한 전자제어서스펜션 ‘HVCS’를 적용했다.

지난 8월부터 뉘르부르크링에서 달리기 시작한 ‘EQ900’는 약 두달에 걸쳐 1만㎞이상을 달리며 주행성능과 내구성능을 확인했다.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모델 ‘EQ900’은 이 서킷을 하루 30바퀴씩 달리고 있다. 총 거리는 약 624㎞로 서울~광주 왕복보다 더 길다. 이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점은 다시 남양연구소로 보내져 개선과 보완을 거듭했다.

‘EQ900’의 검증 과정은 뉘르부르크링에만 한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모하비 주행시험장과 데스밸리(혹서지), 스페인 그라나다(혹서지), 스웨덴 아르예프로그(혹한지), 콜로라도 파이크스 피크(산악코스), 오스트리아 그로스로크너(제동성능시험), 독일 펠츠펠트 시험장 (R&H 튜닝) 등 주행성능과 검증을 위해 지금도 혹독한 시험을 거치고 있다. 이러한 시험 과정에서 무려 900여회에 걸쳐 관련부품을 교체하거나 튜닝했다.

이처럼 ‘EQ900’는 뉘르부르크링을 비롯해 전 세계의 가장 험난한 지역에서 고된 훈련 과정을 거치며 명차로 거듭나기 위한 마지막 발걸음을 내달리고 있다.

dscho@heraldcorp.com

▶뉘르부르크링은?

뉘르부르크링은 독일의 중서부 라인란트팔트주 뉘르부르크 지역에 위치한 자동차 서킷으로 간단히 ‘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뉘르부르크링은 남쪽에 있는 5.148㎞ 길이의 그랑프리 서킷(Grand-Prix track)과 북쪽 20.832km의 노르트슐라이페(Nordschleife)로 나누어진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뉘르부르크링은 이 노르트슐라이페를 가리킨다.

1925년 착공을 시작해 1927년 완공된 뉘르부르크링은 1960년 스코틀랜드 출신의 전설적인 레이서인 재키 스튜어트(Jackie Stewart)가 가장 거칠고 위험한 코스라는 의미로 ‘그린 헬(Green Hell)’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1976년 F1 레이서인 니키 라우다(Niki Lauda)가 전복 사고로 심각한 부상을 입자 뉘르부르크링은 F1 드라이버에게 안전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더 이상 F1 대회를 열지 못하게 된다. 이후 1984년 남쪽에 안전성을 강화한 그랑프리 서킷이 건설되면서 그 이듬해 이 GP 서킷에서 F1 대회를 다시 유치할 수 있게 된다.

뉘르부르크링은 유럽 그랑프리, 슈퍼바이크 월드 챔피언십 등 국제 모터스포츠 경기와 뉘르부르크링 24시, 뉘르부르크링 1000㎞와 같은 내구 레이스가 연중 열린다.

동시에 전 세계 유명 자동차 메이커들이 신차 개발의 테스트 베드로 활용하고 있으며, 노르트슐라이페에서의 주행 성적을 차의 성능으로 간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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