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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구노력 ‘빨간불’ 현대그룹 남은 승부수는?
[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현대증권 매각 불발과 해운업 불황으로 흔들리고 있는 현대그룹이 추가 자구안을 내놓으면서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영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현대상선의 벌크전용선 부문을 분리한 자회사 현대벌크라인이 영구전환사채(하이브리드 CB)를 발행하는 방안이다. 발행 규모는 3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에 어느 정도 숨통을 틔울 수 있는 규모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영구채 조달 개념은 현대상선이 한국전력ㆍ포스코 등과 10년, 20년씩 장기로 맺고 있는 벌크(유연탄ㆍ철강 등) 운송물량을 담보로 한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다. 현재 스팟(단기운송)으로 운항하는 물량은 수익성이 낮지만 장기 벌크 물량은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다. 해외터미널인 WUT(워싱턴 유나이티드 터미널), CUT(캘리포니아 유나이티드 터미널) 지분을 담보로 한 유동화 작업도 이와 관련돼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 물량 중 그나마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벌크 물량과 벌크선이 드나드는 터미널 지분을 담보로 한 채권 발행은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그룹 매출의 70%에 달하는 현대상선이 2011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내면서, 2013년 말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 치열한 자구노력을 펼쳤다. LNG(액화천연가스) 운송사업 부문과 물류계열사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에 이어 금융회사 등의 지분을 팔았다. 자구실적은 3조3318억원으로 101%를 달성했다.

그러나 현대증권 매각이 무산되면서 자구노력에 빨간불이 켜졌다.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1조4000억원대에 달하고 부채비율은 800%를 넘는다.

현대상선 임직원들은 그동안 자구노력은 외면된 채 해운업계 강제 구조조정 방안이 거론되는 데 대해 안타까워한다. 특히 국적 해운선사들은 외환위기 직후 부채비율 상한에 갇혀 100척이 넘는 선박을 헐값에 매각했다. 때문에 호황 때인 2005~2008년 높은 가격으로 선박을 확보해야 했다. 15년 넘는 장기 용선(선박 임차) 계약은 해운사들의 목을 조였다.

해운업계는 “국적 해운선사가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불량 고용선을 털어내고 저원가 우량선박으로 선대를 재구성해야 하는 근본적 대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1위 선사인 머스크는 최근 고강도 구조조정에도 1만8000TEU급 이상 초대형 에코십(친환경 선박)을 잇따라 발주했다. 국내 해운업계에서는 이번에도 에코십을 발주하지 못하면 영원히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론이 팽배하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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