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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럭셔리 브랜드로 재탄생한 제네시스]성공 브랜드 살펴보니...차별화된 품질+시대 읽는 눈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현대차가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런칭을 선언한 가운데, 대중차 브랜드가 럭셔리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끈 요인들에 관심이 쏠린다. 흔히 대중차가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선 고급 이미지를 갖춘 럭셔리 브랜드의 보유가 필수라고 말한다. 하지만 고급차는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라, 성능ㆍ디자인ㆍ마케팅ㆍ유통망ㆍ애프터서비스 등 모든 요건을 완벽하게 갖춰야 성공할 수 있다.

대중차 브랜드가 런칭하거나 인수해 성공한 럭셔리 브랜드는 렉서스와 아우디 정도가 꼽힌다. BMW, 메르세데스-벤츠는 태생부터 고급차 기반이라 관점이 다르다. 폴크스바겐은 아우디 뿐만 아니라, 포르쉐, 부가티, 벤틀리 등 슈퍼카 브랜드를 인수했다.


다만 도요타라는 대중차 브랜드가 런칭한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 폴크스바겐 그룹이 인수해 고급 브랜드로 키워낸 아우디는 성공을 이루기까지 철저한 준비가 선행됐다. 혼다도 아큐라라는 고급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큰 소득을 내진 못했고, 닛산의 인피니티도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는 평가다.

렉서스의 성공은 현대차의 제네시스가 눈여겨볼 대목이 적지 않다. 1989년 런칭한 렉서스는 품질과 성능, 가격, 시대의 흐름 등이 맞아떨어져 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당시 도요타는 ‘가격 대비 성능 좋은 대중차’라는 틀에 국한돼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고민 끝에 런칭한 렉서스는 렉서스만의 차별화된 품질로 승부했다. 당시 미국에선 독일차의 품질이 좋지만, 잔고장이 흠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이에 렉서스는 ‘정숙하고 잔고장이 없는 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거기에 독일차보다 저렴한 가격을 책정한 것도 미국시장에 통했다.


렉서스의 위상은 2010년 리콜 사태 이후 차츰 꺾였지만, 렉서스의 런칭은 도요타가 글로벌 톱 자리에 올라서는데 큰 기여를 했다. 고급차는 생산량이 전체의 10%에 머물지만 수익의 절반을 가져오는 효자 종목이기 때문이다.

시대의 흐름을 읽는 눈도 중요하다. 렉서스의 경우 2000년대초 성공한 고급 브랜드로 위세를 떨쳤지만, 점차 커가는 중국시장을 읽지 못한 게 패착이었다. 세계 시장에서 ‘고급차=독일차’라는 인식이 형성된 것도 렉서스 등 일본차가 중국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BMW의 경우 회사 전체 수익의 30%를 중국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차종을 다양하게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단 브랜드를 런칭하면 차 1~2대로는 브랜드 인지도 및 영향력 확대에 한계가 있다. 빠른 시일내 라인업을 늘려가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독일 브랜드들은 차종 다양화, 새로운 모델 개발로 고급차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벤츠는 오는 2020년까지 3개월에 하나씩 새 모델을 내놓는다는 계획을 수립,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제네시스는 2020년까지 6개의 차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또 현대차와 별개의 조직으로, 독립 재량권을 주는 방식도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우디는 폴크스바겐 계열 브랜드지만, 철저히 아우디만의 별도 조직으로 운영해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도 제네시스 런칭 초기에는 현대차와 접점을 공유하고, 중장기적으론 채널 분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영석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는 “럭셔리 브랜드의 성공은 성능, 스타일, 고객에 대한 소구력, 유통망까지 모든 게 퍼펙트하게 갖춰져야 성공할 수 있다”며 “마치 금자탑을 쌓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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