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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도 2군?” 소시지 쇼크, 코미디인가 경고인가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소시지와 햄 등의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가 전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세계적으로 최고의 공신력을 가진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발표이지만 일부에서는 연구 기준에 대해 반발하며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각) IARC는 소시지·햄·핫도그 등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과 같은 1군 발암물질로, 쇠고기·돼지고기 등 붉은 고기도 발암물질(2A군)로 분류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와 함께 IARC는 매일 50g의 가공육을 먹으면 직장암에 걸릴 위험이 18%로 높아진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나 국내외는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에 대해 WHO가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홍콩식음료협회는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IARC는 가공육에 들어가는 어떤 첨가물이나 보존제가 직접적인 발암물질로 작용하는지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WHO가 가공육과 육류에 대한 위험성을 과장해 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

북미육류협회 역시 성명을 통해 “가공육과 붉은 고기를 발암물질로 규정한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며 “고기와 암이 상관관계가 없다는 사실은 수많은 연구에서 밝혀졌다”고 반박했다.

특히 바나비 조이스 호주 농무장관은 호주 공영라디오 방송에서 “그렇게 소시지를 담배랑 비교해선 안됐었다”며 “완전 코미디가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내 업계인 CJ제일제당 등 육가공업계가 소속된 한국육가공협회에서도 “단백질 순기능을 무시하고 석면이나 비소와 동급으로 위험을 거론한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소시지와 햄이 발암물질이라고 해서 굳이 섭취를 단념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경희대 의학영양학과 박유경 교수는 28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가공육품은 1급으로 붉은 고기는 2급으로 분류가 되었다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완전히 발암물질이라고 표현할수 없고 위험을 높인다 정도의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이것 때문에 암이 발생한다고 말할 수는 없고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과 암 발병률은 매우 관계가 높다 정도로 보면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박유경 교수는 이번 연구의 한계도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런 역학연구 결과들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하면서 커피가 다이옥신과 함께 발암물질 2군으로 분류되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박 교수는 “재미있는 건 커피도 2급이다. 커피 경우는 방광 쪽으로 안 좋다는 결과가 있어 2급으로 분류가 됐다. 그러나 또 다른 암에 대해서는 커피가 암 예방을 한다고도 알려져 있기 때문에 암 협회에서 발표한 수위가 아직 논란의 여지는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기 어린이나 임신부 노인들한테는 아주 중요한 영양소라면서 “적당량의 고기 섭취를 하는 것으로 양을 줄이면 된다”고 조언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 1인당 연간 가공육 소비량이 4.4㎏으로 WHO가 발표한 18.3㎏의 24% 수준에 불과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최진성 육가공협회 국장은 "가공육을 하루 50g씩 1년간 매일 먹으면 대장암 발생 확률이 18% 증가한다고 나와 있는데 이를 연간으로 보면 18㎏"이라며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이 연간 소비하는 가공육은 연간 4㎏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보니 5분의 1에 달하는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라고 소비자들의 지나친 걱정을 우려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WHO 발표를 토대로 국내 가공육·붉은 고기에 대한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 현장 실태 점검, 위해성 조사와 함께 전문가 의견도 들어볼 계획이다. 이를 종합해서 가이드라인으로 국민에게 제시하겠다”이라고 전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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