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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체 늪 조선업계…中에 뺏긴 ‘수주잔량 1위’ 탈환 가능할까?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우리 조선업계가 약 7년 전 중국에 뺏긴 ‘수주잔량 1위’ 자리를 가까운 시일 안에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올해 들어 중국의 수주잔량이 매달 100CGT(가치환산톤수) 가까이 급감하고 있는 반면, 우리 조선업계의 수주잔량은 극심한 업황 침체에도 3200~3300만CGT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부활의 조짐을 보이는 조선업계를 돕기 위해선 중소업체 통폐합 등 무리한 구조조정보다는 뚝심 있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20일 조선ㆍ해양 전문 시장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전세계 수주잔량은 1억 940만CGT로 지난달에 비해 약 133만CGT 증가했다. 수주잔량이 전월보다 증가한 것은 올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별 수주잔량은 중국이 4042만CGT로 1위를 차지했으며, 한국(3208만CGT)과 일본(2120만CGT)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은 지난 2008년 10월 처음으로 우리 조선업계의 수주잔량을 추월한 이후 약 7년 동안 수주잔량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당시 수주잔량 7142만CGT로 한국(7043만CGT)을 근소하게 앞질렀던 중국은 그로부터 단 1년 만인 2009년 10월 우리와의 수주잔량 차이를 약 1000만CGT(당시 수주잔량 중국 6451만CGT, 한국 5525만CGT)로 크게 벌렸고, 이 격차는 또다시 1년 만인 2010년 10월 1600만CGT(당시 수주잔량 중국 6287만CGT, 한국 4641만)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분위기는 달라졌다. 전세계 조선업계게 유례없는 불황에 빠진 가운데 중국의 수주잔량이 매달 100CGT 가까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

실제 지난해 말 4728만CGT에 달했던 중국의 수주잔량은 지난 9월 3999만CGT로 뚝 떨어졌다. 올해 매달 약 90만CGT의 수주잔량이 사라진 셈이다. 특히 중국의 이 같은 수주잔량 급감 추세는 지난달 자국 해운사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11척(총 149만CGT)을 독점 수주한 가운데에도 개선되지 않아 뚜렷한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반면 우리 조선업계의 수주잔량은 지난해 말 3287만CGT에서 이달 초 3208만CGT로 총 10개월 동안 단 79만CGT만이 소진됐다. 중국과의 수주잔량 차이도 800만CGT 정도로 좁혀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그동안 비교적 건조가 쉽고 빠른 ‘벌크선’을 주로 수주해 왔다”며 “관련 시장이 크게 침체하고 있는데다 선박의 가치도 높지 않아 부정적 영향을 받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양국의 수주잔량 규모가 조만간 역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의 수주잔량이 매달 90~100만CGT씩 줄어드는 추세가 이어지고, 한국이 기존 수주잔량을 유지한다면 이르면 내년 초 또는 상반기 이전에는 역전이 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아울러 수주량, 수주잔량, 건조량 등 ‘조선업계 3대 지표’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만큼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요구도 거세다.

앞의 관계자는 “최근 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중소형 조선업체 통폐합’이 대안처럼 논의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국내 조선업계의 허리를 끊어내는 격”이라며 “대형, 중소형 조선업체가 선단을 이뤘던 과거의 구조를 정부 지원으로 복원하고, 다양한 선종 수주 능력을 키우는 것이 조선업황 회복에 대비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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