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KAIST) 나노과학기술대학원 김필한 교수 연구팀이 최기백 박사과정 학생의 주도로 의과학대학원 고규영 교수 공동 연구팀과 수행한 이번 연구결과는 의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임상연구’ 10월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11월에는 이달의 주목할 만한 연구로 소개될 예정입니다.
소장은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주요 기관입니다. 소장을 관찰하기 위해 많은 학자들이 노력했지만 소장은 항상 쉬지 않고 움직이기 때문에 고해상도 촬영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연구팀은 초고속 레이저 스캐닝 공초점 형광현미경을 자체 개발합니다. 그리고 이 현미경과 소장의 상태를 보존하고 내벽을 고정할 수 있는 영상 챔버를 이용해 동물 모델의 소장 내벽에서 지방산이 흡수되는 과정을 촬영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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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장 내벽에 존재하는 융모에서 지방산이 흡수되는 과정을 광학현미경으로 영상화하는 것을 표현한 그림. |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지방의 흡수 통로인 암죽관이 일정 주기로 수축하고 이완하는 현상을 발견합니다. 또 암죽관의 수축 정도가 소장에서의 지방산 흡수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알아냈지요. 이같은 연구 결과는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많은 양의 지용성 영양소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암죽관 수축을 통해 흡수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암죽관의 움직임이 융모 내부에 다량 존재하는 민무늬근세포에 의해 발생하고, 이는 체내에 분포된 자율신경계를 통해 조절되고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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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장 융모에서 지방산(적색)이 암죽관(녹색)을 통해 흡수되는 과정. 첫 그림은 지방산을 넣기 전 암죽관. 두 번째 그림은 지방산이 융모의 상피세포에 흡수된 모습. 세 번째 그림은 지방산이 상피세포를 지나 융모내부에 퍼져있고 암죽관에 흡수된 모습. 마지막 그림은 융모 내부의 지방산이 암죽관을 통해 흡수되어 사라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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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죽관(녹색)의 반복적인 이완과 수축 운동. 0초, 2.7초에 이완. 1.6초, 4초에 암죽관의 수축. |
김 교수는 “우리가 섭취하는 다량의 지용성 영양소가 체내로 흡수되는 과정에서 자율신경계로 조절되는 융모 내부의 암죽관 제어 메커니즘이 존재함을 새롭게 밝혀냈다”고 말했는데요. 이 기술은 소장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신약개발 과정에서 지용성 약물이 소장 내 암죽관으로 흡수되게 해 간 독성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약물전달 방법을 확립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dsu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