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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집 키우고, 사업 다각화 하자” 반도체 업계 M&A 광풍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인수합병(M&A) 광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되면서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도 꺾이자, 각 업체가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고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국의 반도체 칩 제조업체 ‘다이얼로그 반도체’는 미국 반도체 업체 ‘아트멜’을 46억달러(약 5조4211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다이얼로그 반도체는 주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반도체(전력 관리용)를 생산하는데, 이번 인수를 통해 사물인터넷(IoT), 무인자동차용 반도체 제조 역량까지 확보하게 됐다.

이 외에도 지난 3월에는 ‘NXP반도체’(2006년 필립스에서 분리된 반도체 회사)가 미국 반도체 업체 ‘프리스케일’을 118억달러의 현금과 주식을 동원해 인수했고, 이어 5월 말에는 HP에서 분사한 싱가포르의 무선통신ㆍ데이터저장용 반도체 기업 ‘아바고 테크놀로지’가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을 37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반도체 업계 M&A 사상 최고액 신기록을 썼다.



이후에는 세계 최대 종합 반도체회사인 인텔이 칩 전문기업 알테라(Altera)를 167억달러에 사들이면서 ‘인수합병 바람’에 정점을 찍었다. “인텔이 침체의 늪에 빠진 PC 시장 중심의 사업 방식을 모바일 친화적으로 혁신하고자 대대적인 M&A 공세에 나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아울러 지난 7월에는 중국의 막강한 칭화대 인맥을 등에 업은 반도체기업 ‘칭화유니그룹’이 세계 3위 메모리업체인 미국 마이크론(Micron)을 겨냥해 인수 제안을 하면서 반도체 업계에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중국 정부는 ‘반도체 굴기(堀起)’를 주창하며 자국 기업에 강력한 자금지원을 하고 있다.

이처럼 반도체 업계에서 초대형 M&A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업계의 ‘글로벌 M&A 거래 총액’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주요 M&A 거래 총액은 726억달러(약 86조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10~2014년 5년간 연평균 M&A 거래액의 약 6배에 해당하는 액수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올해 적극적인 M&A보다는 자체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미국의 서버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캐싱 소프트웨어(SW) 전문업체 ‘프록시멀 데이터’를 인수했지만, 올해는 반도체 업체를 한 곳도 인수하지 않았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6월 낸드플래시 소프트웨어 부문을 강화하고자 ‘소프텍’의 벨라루스 소재 펌웨어사업부를 인수한 바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평택과 이천 단지에 대규모 시설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M&A보다는 자체 역량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 반도체 기업이 M&A에 소극적이거나 수세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평택 고덕반도체산업단지는 세계 최대 규모 단지이고 SK 하이닉스 이천사업장 M14라인은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공장이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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