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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프라이데이의 그림자]“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요? 그것 때문에 많아질 손님이라면 벌써 왔겠지요”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나라에서 이야기한 행사 시작 하루를 앞둔 9월 30일이 되어서야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관련 지원 시장으로 선정됐다는 소상공인진흥공단의 공문을 받았습니다. 행사를 제대로 알리려면 관련 현수막도 제작해야하고 쿠폰도 만들어야하는데 어떻게 당장 행사부터 열 수 있겠습니까. 저희 시장은 10월 셋째주나 되어서야 행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고, 이건 다른 시장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상계중앙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이번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대해 이 같이 하소연했다. 

실제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첫 날인 지난 1일, 관련 행사를 일제히 실시한 백화점 및 대형마트와는 달리 여러 전통시장에서는 평소와 다름없는 한산한 모습이 펼쳐졌다.

3일 소상공인 업계에 따르면 내수침체 극복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히든카드인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전통시장 상인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청 및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같은 관계기관에서 행사 시행 주체인 상인들에 대해 홍보 등의 사전 준비를 제때 실시하지 못해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행사 초기 손님끌기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중기청 시장상권과 관계자는 “지난달 22일부터 신청 접수를 시작해 30일에야 진행 대상 전통시장을 최종 선정하는 등 사전 준비 기간이 짧았던 것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며 “각 전통시장의 사정에 따라 1~23일까지 총 7일 이상 실시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부여했고, 전국 62개 소상공인진흥공단 지사를 통한 지원을 바탕으로 사전 준비 기간을 최소화해 차질없이 행사를 진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사전에 통보를 받고 행사를 준비한 전통시장 상인들은 거듭된 할인 행사로 인한 부담감도 호소하고 있다. 지난 8~9월, 여름 휴가철 및 추석 연휴에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한 가운데 추가 할인을 실시해야 하는 이번 행사에 대한 실효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

서울약령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이미 상인들이 할인율을 대폭 적용하고 있는 가운데 추가 할인율을 적용해야 하다보니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혜택도 한정될 수 밖에 없고, 이윤 감소로 인한 상인들의 부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이 때문에 모든 업체들이 참여할 수 없어 그나마 사정이 나은 업체들을 골라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 중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통시장 상인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도 함께 참여하는 만큼 매출 상승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걱정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블랙프라이데이 대상 전통시장인 서울 성북구 길음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평소에도 대형마트나 SSM에 밀려서 매출이 제대로 안나오는 형편인데, 이번 행사 역시 같은 시기에 실시하다보니 전통시장 상인들 입장에서는 그들 업체가 제공하는 할인혜택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며 “결국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같은 곳만 이번 행사의 제대로된 과실을 따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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