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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글로벌 점유율 확대 조급증이 부른 폭스바겐 사태
독일의 간판 자동차그룹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저감장치(EGR) 조작 후폭풍이 거세다. 미국 환경청이 골프ㆍ아우디 등 5종의 폭스바겐 디젤 차량 48만2000대에 리콜 명령을 내린데 이어 소비자들은 집단소송에 들어갔다. 영국과 프랑스는 유럽연합(EU) 차원의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고, 이탈리아를 비롯해 스위스, 스페인 등은 수사 방침을 전격 발표했다. 한국도 환경부 주관으로 국내 인증을 받은 골프와 제타, 비틀, 아우디 A3 4종에 대한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여부조사에 착수했다.

폭스바겐측이 잘못 시인과 함께 이미 전 세계에 나간 1100만대의 자사 디젤 차량이 관련있다고 털어놓자 주가는 이틀만에 35%이상 폭락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독일 자동차 산업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메이드 인 저머니(made in Germany)의 위기로 비화되며 여타 제조업으로까지 번질 태세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까지 나서 투명한 진상 규명과 해결을 지시하며 긴급 진화에 나선 것도 그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폭스바겐은 지난 1937년 설립 이후 세계인에게 친숙한 아우디, 포르세,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 12개의 브랜드를 내놓으며 명실상부한 초일류 자동차 회사로 성장해 왔다. 올 상반기 판매량도 세계 1위다. 특히 디젤 엔진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환경 오염을 줄이고 연비를 높여 환경 규제의 본고장인 유럽은 물론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에서도 값이 싼 디젤연료 사용과 연비 고효율이 먹히면서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2만4700대를 팔았다.

이번 폭스바겐 사태는 초인류회사가 고의로 소비자를 속였다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자동차 승인 검사때만 작동하고 실제 주행시에는 꺼지도록 조작ㆍ은폐한 것은 전 지구촌을 상대로 벌인 사기극이나 마찬가지다. 클린 디젤을 내세워 온 폭스바겐이기에 배신감이 더 크다. 1000만대 리콜 파문이 일었던 도요타의 하청업체 브레이크 품질 불량과는 차원이 다르다. 또 제너럴 모터스의 점화시동불량 관련 리콜과도 차이가 있다.

초일류기업은 기술력과 함께 도덕성이 생명이다. 품질이 아무리 뛰어나도 정직하지 않은 기업은 순식간에 무너진다. 글로벌 시장에서 폭스바겐과 경쟁해 온 현대자동차 역시 남의 일로 생각해선 안된다. 연간 800만대를 생산하며 3~4위권을 다투는 현대차에도 언제든 닥칠 수 있는 일이다. 이번 사태를 겸허하게 지켜보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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